‘폭등’ 전셋값 감당못해 빚내 집 산 30대

입력 2016-06-20 18:18 수정 2016-06-20 18:55

30대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2016년 1분기에만 10조원 넘게 늘었다. 정부의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규제 여파로 다른 연령대에서는 줄어들거나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는데 30대만 두드러졌다. 치솟는 전셋값에 빚내서 집을 산 새내기 가장이 많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금융감독원이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3월 말 현재 30대의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현황은 총 101조원으로 2015년 12월 말 90조6000억원보다 10조4000억원 증가했다. 석 달 사이 10% 이상 늘어난 것이다.

30대와 달리 50대는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140조3000억원에서 135조9000억원으로 4조4000억원 줄었다. 60대 이상도 79조9000억원에서 71조8000억원으로 8조1000억원가량 감소했다. 40대와 20대는 각각 2조2000억원과 2조9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30대 증가세만 유독 돋보인다.

정부는 주택담보대출 때 ‘상환 능력에 맞게 빌리고’ ‘처음부터 나누어 내는’ 2대 원칙의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2월 수도권부터 시행했고, 5월엔 전국으로 확산했다. 이 때문에 올해 1분기 주택담보대출 신규취급액은 34조9000억원 규모로, 지난해 4분기의 51조1000억원보다 총량으로는 줄어들었다.

김영주 의원실 관계자는 “2∼3년 전만 해도 50대 이상이 은퇴자금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게 문제였는데, 이젠 전셋값 폭등에 처한 30대 가장의 빚내서 집 사기가 지표로 잡히고 있다”며 “정부의 전·월세 대책과 함께 풀어 가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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