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세계 난민의 날’인데… 시리아 난민들 국경 넘다 터키군에 11명 집단 피살

입력 2016-06-20 18:38 수정 2016-06-20 22:01
시리아 난민 약 8만명이 모여사는 요르단 북부의 자타리 난민 캠프. 유엔은 20일 세계 난민의 날을 맞아 지난해 말 기준 전 세계 난민이 약 6530만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AP뉴시스

유엔이 정한 ‘세계 난민의 날’(6월 20일)에도 난민의 비극적인 소식은 끊이지 않았다. 시리아를 떠나 터키 국경을 넘던 시리아 난민들이 터키군에 사살됐다.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터키 국경과 인접한 시리아 북부 지스르 알슈구르에서 어린이 3명을 포함해 최소 11명이 국경을 넘다 국경수비대의 총격을 받아 숨졌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기자회견을 열고 올 들어서만 시리아 난민 최소 60명이 터키 국경을 넘다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시리아와 900여㎞나 되는 국경을 맞댄 터키는 그동안 난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탈출 경로였다.

그러나 올 들어 국경을 넘는 난민이 잇따라 사살되는 등 통제가 부쩍 강화됐다. 이는 지난 3월 터키가 유럽연합(EU)과 난민송환협정을 맺은 후 심해졌다고 NYT는 설명했다.

터키를 통해 그리스로 넘어가는 난민이 많아지자 EU는 그리스에 도착한 난민 중 자격을 인정받지 못한 ‘불법 이주민’을 터키가 전부 받아들이는 내용의 협정을 체결했다. 대신 EU가 터키에 자금을 지원하고 터키 국민 비자면제 시행 시기를 앞당기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이로 인해 터키 내 시리아 난민이 늘면서 터키 내부에서도 불만이 고조됐다. 가뜩이나 터키에서는 새해 벽두부터 이슬람국가(IS) 등에 의한 폭탄테러가 4차례나 발생해 난민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힘을 얻는 분위기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터키에 사는 시리아 난민은 약 270만명이다. 대부분은 난민이 아닌 ‘불법 이주민’으로 취급돼 법적 보호와 정규교육을 받지 못한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지난해 말 기준 전 세계 난민은 6530만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월드뉴스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