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 어린이집 이용시간 길지만 만족도 낮아

입력 2016-06-20 19:33
일하는 엄마들은 하루 평균 9시간24분의 보육 도움이 필요하지만 실제로는 7시간38분만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일하지 않는 엄마보다 매일 1시간여 어린이집을 더 오래 이용하지만 만족도는 낮았다.

국무총리 산하 육아정책연구소는 20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맞춤형 보육제도 시행에 따른 쟁점’ 토론회를 열고 ‘2015년 전국 보육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주로 맞춤형 보육을 도입한 배경에 관한 설명이 이뤄졌다.

육아정책연구소 김은설 연구위원은 지난해 일하는 엄마의 평균 근로시간이 하루 9시간24분으로 2009년 8시간과 2012년 9시간16분에 비해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평균 어린이집 이용시간은 이보다 1시간38분이 부족한 7시간38분이었다. 반면 일하지 않는 엄마들의 어린이집 이용시간은 이보다 1시간8분 짧은 평균 6시간30분이었다.

김 연구위원은 이러한 취업모와 미취업모의 이용시간 차이가 일하는 엄마들로 하여금 어린이집 이용을 스스로 제한하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어린이집의 눈치를 보게 돼 12시간 종일반 서비스 이용 권리를 누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어린이집(0∼2세) 만족도 조사에서 일하는 엄마는 3.97점, 일하지 않는 엄마는 4.07점을 부여했다. 김 연구위원은 “종일반(12시간)과 맞춤반(6시간)을 뚜렷이 구분한 맞춤형 보육이 도입되면 일하는 엄마가 오후 5시가 지나도 당당하게 아이를 어린이집에 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토론자들도 대부분 맞춤형 보육에 찬성했다. 윤희숙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일하지 않는 엄마에게 6시간 보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나라는 없다”면서 “과거 잘못된 정책이라면 고쳐나가는 게 옳다”고 지적했다. 이종희 동덕여대 아동학과 교수는 “아이의 건강한 발달을 위해 더 늦기 전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했다.

그렇지만 이날 토론회가 현재 어린이집 원장들의 반발과 부모의 불안을 잠재우는 데는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어린이집 단체가 내세우는 ‘운영난’에 관해서는 누구도 배경이나 대안을 이야기하지 않았다. 한국가정어린이집연합회는 23∼24일 전면적인 휴원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문미옥 서울여대 아동학과 교수는 “정부가 고민을 많이 했지만 국민적 합의는 이끌어내지 못했다”면서 “시범사업 결과를 공개하고 공청회와 토론회 등을 충분히 했으면 지금과 같은 결과는 없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사회뉴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