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 연구기관인 농촌경제연구원(농경연)은 20일 “농업소득 증가로 농가경제가 호전되고 있다”고 밝혔다. 농경연은 지난해 농가경제조사 통계를 분석해보니 농가소득이 1년 전에 비해 6.5% 늘어난 것을 근거로 농가경제가 점차 나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도시와 농촌 간 소득격차 비율도 현 정부 들어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경연의 분석은 겉만 보고 본질은 짚지 못했다. 농가소득은 크게 농업소득과 이전소득으로 분류된다. 농업소득은 말 그대로 본업의 성과물이고, 이전소득은 직불금 등 정부의 보조금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런데 지난해 농가소득 증가분 중 이전소득이 기여한 비중은 48%로 농업소득(42%)보다 많았다. 농업 경쟁력이 강화됐다기보다 정부 지원금이 농가소득 증대를 이끈 셈이다.
또 전체 농가소득 증대만을 강조하다보니 평균의 함정에 빠졌다. 품목별로 보면 전체 농업인구의 10%에 불과한 축산농가만이 연평균 7960만원의 소득을 올려 평균(3721만원)의 배 이상을 기록했을 뿐이다. 벼·과수·채소 등 나머지 90%의 농가 소득은 평균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농가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벼농가의 지난해 평균 소득은 2558만원으로 가장 낮았다.
농경연은 6차 산업과 관련 있는 농업 외 소득도 소규모 농가의 소득 증대에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세히 뜯어보면 농업 외 소득 중 6차 산업과 관련 있는 겸업소득 비중은 지난해 25%에 불과했고, 이마저 매년 줄고 있다. 오히려 사업 외 소득 비중은 75%로 해마다 늘고 있다. 주업만으로 먹고살기 어려운 농민들이 도시에서 다른 일을 하는 등 농업에 희망을 버리고 있다는 의미다. 6차 산업 육성을 가장 중요한 농정 과제로 내건 현 정부의 치적이 무색할 뿐이다.
[경제뉴스]
☞
☞
☞
☞
세종=이성규 경제부 기자 zhibago@kmib.co.kr
[현장기자-이성규] “농가경제 호전”… 겉만 본 자화자찬
입력 2016-06-20 19: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