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두달도 안 남았는데… 갱단, 리우올림픽 지정병원 습격

입력 2016-06-20 18:37 수정 2016-06-20 22:09

오는 8월 5일 올림픽 개막식을 앞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가 만성적인 치안불안과 재정적자에 몸살을 겪고 있다. 시내 중심가 올림픽 지정병원이 갱단에 습격당하는가 하면 주 재정은 이미 파산 지경이다.

브라질 일간 폴라데상파울루에 따르면 19일 오전 3시쯤(현지시간) 마약밀매 갱단 조직원으로 보이는 괴한 15명이 라이플, 권총, 수류탄으로 무장한 채 리우 시내 소우자 아기아 병원을 습격했다. 이들은 경찰과의 총격전 끝에 병원에서 치료 중이던 조직원을 빼돌려 달아났다. 이 과정에서 환자 1명이 총에 맞아 숨지고 간호사 1명과 경찰관 1명이 총에 맞아 다쳤다.

사건이 일어난 소우자 아기아 병원은 리우에서 가장 큰 병원으로 올림픽 지정병원 5개 중 하나다. 브라질 경찰은 지난 16일부터 갱단이 습격할 것이란 정보를 입수했으나 결국 대응에 실패했다. 빼돌린 용의자는 마약밀매 조직 ‘팻 패밀리’ 소속 라브레 니콜라스 페레이라 데 헤수스(28)다. 지난 13일 체포에 나선 경찰의 총에 맞아 경찰관 4명의 감시 아래 병원에서 치료 중이었다.

올림픽 개최를 47일 앞두고 일어난 이번 사건은 브라질의 치안공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심지어 사건이 일어난 병원은 폭동진압 전문 기관인 리우치안본부(BPChq)에서 약 500m, 도보로 9분 거리에 있다. 중앙역과 소방본부 등 주요시설 역시 근처에 있으며 올림픽 개막식이 열리는 마라카낭 경기장은 자동차로 약 20분 거리다(지도 참조).

미국 해외안전자문위원회(OSAC)의 지난해 보고서에 따르면 리우의 범죄 위협은 심각한 수준이다. 보고서는 리우에서 살인, 납치, 차랑 도난, 무장 강도 사건이 수시로 일어난다고 전했다. 특히 빈민가 ‘파벨라’에서는 마약조직끼리 대규모 총격전이 심심찮게 벌어져 당국이 올림픽을 앞둔 최근 직접 관리에 들어갔다.

리우시는 재정도 파산 위기다. 프란시스쿠 도르넬리스 리우 주지사는 지난 17일 “심각한 경제난으로 재정이 바닥나 사실상 파산 상태”라며 “연방정부에서 30억 헤알(약 1조원)을 긴급 지원받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파문이 확산되자 에두아르도 파에스 시장이 19일 “올림픽과는 관련 없는 문제”라며 수습에 나섰으나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월드뉴스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