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소야대의 20대 국회가 20일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시작으로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20대 첫 국회인 6월 임시국회는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이어 각 상임위원회 구성 및 업무보고, 대정부 질문, 안건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마지막으로 다음달 6일까지 계속된다. 여야 공히 4·13총선을 통해 표출된 민심을 바탕으로 민생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만큼 이번 국회는 협치의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 여야가 약속한 대로 민생을 우선하겠다면 이번 국회에서부터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가시적인 성과물을 내놓아야 한다. 이러한 국민적 여망을 외면하고 공허한 이념투쟁, 정치투쟁에 매몰된다면 20대 국회 또한 19대 국회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20대 국회가 민생국회, 개혁국회가 돼야 한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런 점에서 정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20대 국회가 해야 할 어젠다들을 잘 정리했다고 본다. 물론 복지를 비롯해 방법론에 있어 여야 간에 현격한 차이가 있는 분야가 한둘이 아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의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서는 대타협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번 국회는 사회적 대타협으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해야 한다.
마침 더민주도 이날 국회의원 워크숍을 열어 ‘민생국회’ ‘일하는 국회’를 다짐했다. 방향은 제대로 잡았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20대 국회가 경제국회가 되려고 하면 민생 문제를 다소라도 해소할 수 있는 데 모두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소속 의원들에게 주문했다. 말만이 아닌 제도 마련 등 실천을 통해 실질적인 민생 문제 해법을 도출해내자는 거다. 더민주가 이 같은 초심만 잃지 않는다면 20대 국회는 희망적이다.
대내외 여건이 좋지 않다. 세계적 경기 침체에 꽉 막힌 남북관계 등 좀처럼 돌파구를 찾기 힘든 국가적 난제들이 수두룩하다. 사회적으로는 청년 일자리, 저출산·고령화, 비정규직, 복지·분배 등의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 이런 사안들을 제쳐놓고 청문회 개최를 둘러싸고 여야가 힘겨루기를 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됐다. 야3당이 가습기 살균제, 어버이연합, 정운호 법조비리, 백남기 농민 중상사건 4개 청문회 개최에 합의하자 새누리당이 구의역 참사 청문회를 요구하고 나선 건 19대 국회 복사판이다. 가습기 살균제나 정운호 법조비리 사건의 경우 청문회가 필요하다고 본다. 여당이라고 해서 청문회 개최에 무조건적인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다면 원활한 국회 운영을 기대하기 어렵다. 야당도 정부·여당을 비판은 하되 잘한 것은 잘했다고 하는 대승적인 자세가 요구된다. 여야 모두 인식을 전환해야 협치가 이뤄지고 생산적인 국회가 가능하다.
[사설] 본격 가동에 들어간 20대 국회 초심 잃어선 안 된다
입력 2016-06-20 19: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