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열흘 만에 다시 사과

입력 2016-06-20 18:08 수정 2016-06-20 21:42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동희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김수민 의원 리베이트 의혹’과 관련해 다시 한 번 “국민께 송구스럽다”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당 지도부는 국회법 개정안 재의와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해임 등을 강하게 요구하며 국면 전환에 안간힘을 썼다.

안 대표는 20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 여러분께 이번 일로 걱정을 끼쳐드린 것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몸을 낮췄다. 리베이트 의혹과 관련한 안 대표의 사과는 지난 10일 최고위회의 이후 열흘 만이다. 그는 “검찰 수사가 본격 시작된 만큼 당에서도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며 “검찰 수사 결과 만에 하나 문제가 있을 시에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당헌·당규에 따라 엄정하고 단호하게 조치하겠다”고 했다.

안 대표의 갑작스러운 입장 표명은 지난 15일 당 진상조사단의 중간 조사 결과 발표에도 의혹 제기가 끊이지 않는 데다 하락세가 굳어진 당 지지도를 만회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당의 ‘미흡한 진상조사’ 및 ‘미온적 태도’에 대한 비판 무마 의도도 엿보인다. 당내에선 “안 대표가 이번 의혹이 본인과 별 관계없는 것처럼 여기는 것 같다”거나 “올 초 야권 통합 국면에서 보여준 리더십을 다시 보여줘야 한다”는 등의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안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지난 10일) 사과한 다음 진상조사단이 꾸려졌고, 검찰에서도 본격 조사가 시작돼 지금 정도에 한 번 더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사과 이유를 밝혔다.

리베이트 의혹으로 고발된 박선숙 김수민 의원의 당직 박탈 여부에 대해선 검찰 수사에 따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박 의원이) 비리에 관계될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절대 보증한다. 검찰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왕주현 사무부총장 역시 기소 여부에 따라 후속 절차에 나서기로 했다.

국민의당 지도부는 ‘상시청문회법’(국회법 개정안) 재의 문제와 박 보훈처장 해임 등 야권의 민감한 이슈를 꺼내들고 국면 전환을 시도했다. 안 대표는 “국회법 개정안을 ‘일하는 국회법’으로 불러야 마땅하다”며 국회의장에게 조속한 재의를 요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보훈처의 광주 금남로 11공수특전여단 6·25 기념행진 계획을 언급하며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에도 박 처장을 해임하지 않는다면 대통령 스스로 광주 5·18정신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대(對)정부 공세 수위를 높였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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