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역시 ‘킹’, 클리블랜드에 첫 우승 안기다

입력 2016-06-20 21:19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르브론 제임스(오른쪽 두번째)가 20일(한국시간) 열린 2015-2016 미국프로농구(NBA) 파이널 7차전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AP뉴시스
르브론 제임스(32·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가 프로 데뷔 13년 만에 고향팀에서 못다 푼 우승의 한을 풀었다. 2010년부터 마이애미 히트에서 뛰던 제임스는 지난 시즌 클리블랜드에 복귀했다. 이유는 단 하나였다. 미국프로농구(NBA)에서 ‘킹’이라는 별명을 얻기까지 자신을 응원해주고 지지해준 클리블랜드 팬들에게 우승컵을 선물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제임스는 지난해 NBA 챔피언 결정전(파이널)에서 우승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팀 동료 카이리 어빙과 케빈 러브의 부상으로 홀로 고군분투했다. 결국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40년 만의 우승 잔치를 벌이는 동안 제임스는 다음을 기약하며 눈물을 삼켜야 했다.

단 하나의 왕좌를 두고 한 시즌 만에 골든스테이트와 재대결이 성사됐다. 지난해 패배를 갚아줄 절호의 기회가 제임스에게 찾아왔다. 그 사이 골든스테이트의 위상은 더 높아졌다. 정규리그 73승 9패로 2년 연속 정상에 올랐고, 우승 경쟁자 스티븐 커리는 3점슛과 관련된 각종 기록을 갱신하며 제임스의 왕좌를 위협했다. 파이널 4차전까지 1승3패로 클리블랜드는 벼랑 끝 위기에 몰렸다. 또 한번 골든스테이트에 무릎을 꿇는 듯 보였다.

제임스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팀의 우승을 위해서 자신이 직접 해결사로 나서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동료들에게 패스를 하기보다 NBA 최고의 운동능력을 앞세워 득점에 집중했다. 파이널 5, 6차전에서 2경기 연속 41점씩을 쏟아 부었다. 그렇게 파이널 전적을 3승3패 원점으로 되돌렸다.

2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오라클 아레나에서 열린 2015-2016시즌 NBA 파이널 7차전. 클리블랜드는 적지에서 93대 89로 골든스테이트를 꺾고 1970년 창단 이후 첫 우승을 거머쥐었다. 시리즈 전적 1승3패로 뒤졌던 팀이 파이널 우승을 차지한 건 NBA 역사상 클리블랜드가 최초다.

제임스는 27점 11어시스트 11리바운드로 트리플더블을 작성해 개인통산 세 번째로 파이널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역전 드라마의 단연 돋보이는 주인공이었다. 그러나 지난해와 다르게 외롭지 않았다. 팀 동료 어빙과 러브가 든든한 지원군으로 나섰다. 파이널 내내 부진했던 러브는 7차전 경기 초반 활약했다. 어빙은 89-89로 맞선 4쿼터 종료 53초 전 3점슛을 꽂아 승부의 균형을 깼다. 제임스는 쐐기 자유투로 역전 드라마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클리블랜드를 연고로 하는 프로 스포츠팀이 우승을 차지한 건 52년 만이다. 제임스는 클리블랜드 소속으로 2007년과 지난해에 이어 삼수 끝에 고향 팬들에게 파이널 우승의 기쁨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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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