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년(86·대구) 할머니는 결혼 2년 만에 6·25전쟁에 참전한 남편을 잃었다. 수십년 세월을 혼자서 농사짓고 양말 공장을 다니며 악착같이 돈을 모았다. 할머니는 올해 3월 평생 모은 재산 12억원을 대구 수성인재육성장학재단에 내놨다.
할머니는 “살아온 길을 돌아보니 사별한 남편 이름으로 보람된 일 한 가지는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재단 측은 부부의 이름을 딴 ‘김만용·박수년 장학금’을 만들고 매년 1000만원씩 불우 청소년들에게 후원키로 했다.
전남 장성에서 32년간 유치원 교사로 근무한 고(故) 김미숙(56)씨는 지난 3월 집에서 갑자기 뇌출혈로 쓰러진 뒤 뇌사 판정을 받았다. 가족들은 평소 고인의 뜻을 따라 6명의 환자에게 김씨의 장기와 인체조직을 기증했다.
보건복지부는 박 할머니 등 지속적인 나눔을 실천한 ‘행복 나눔인’ 40명을 선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지난해 네팔 지진 피해자 1억원 후원 등 지속적인 사회공헌활동을 해온 배우 이민호씨와 매년 경기 상금 10%를 기부하고 있는 골퍼 김해림씨 등 개인 31명과 단체 9곳이 포함됐다. 이들은 21일 서울 세종호텔에서 열리는 ‘제1회 행복 나눔인상’ 시상식에서 복지부장관상을 받는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평생 모은 재산 12억 장학재단에 기탁 ‘박수년 할머니’ 뇌사 판정 받고 장기 기증 ‘고 김미숙 교사’
입력 2016-06-20 2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