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그들만의 리그”… 개헌 선긋기에도 여당 내 개헌 논의는 활활

입력 2016-06-20 18:16 수정 2016-06-20 19:20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재벌 2, 3세들의 경영 참여를 감시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병주 기자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20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국회발(發) 개헌 논의를 “그들만의 리그”라고 일축했다. “공론의 과정을 거치지 않은 여의도만의 개헌은 의미가 없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경제와 민생이 우선이라는 청와대 입장에 보폭을 맞춘 것이다. 그런데도 당내에선 개헌 논의가 분출하고 있다.

당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이정현 의원은 YTN라디오에 출연해 “5년 단임제의 수명은 진작 끝났다”며 “4년 중임 정·부통령제가 개인적 소신”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내면서 한때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렸던 그는 권력구조 개편 문제는 내년 대선 때 결정하고, 시대 변화를 반영하기 위한 개헌은 시간을 정하지 말고 충분한 토론을 거쳐 진행하자는 ‘투 트랙’을 제시했다. 4·13총선 참패 후 현안에 입을 닫았던 김무성 전 대표도 국회 본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개헌은 내 소신이니까 이제 기회가 될 때마다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 19일 경남 함양의 선영을 찾아 개헌 논의에 적극 참여할 뜻을 밝힌 데 대한 설명이었다. 김 전 대표는 당대표 취임 후인 2014년 10월 중국 상하이에서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 구상을 밝혔다가 청와대가 강력 반발하자 하루 만에 사과했었다. 이후 임기 중엔 개헌의 ‘개’자도 꺼내지 않았다.

4년 중임 분권형 대통령제를 주장해온 이재오 전 의원은 아예 개헌을 전제로 하는 정당을 만들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이 전 의원은 “원래 개헌의 적기는 작년이었는데 청와대가 방해해서 못한 것 아니냐”며 “지난 3년 동안 개헌 논의 안 하고 경제가 활성화됐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다음 대선이 1년반 남아 있기 때문에 올해 말까지 국회에서 개헌안을 만들어 내년 4월 재보선 때 국민투표를 하고, 새로운 헌법으로 대선을 치르는 게 맞는다”고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 국회 내 대표적인 개헌론자인 우윤근 국회 사무총장의 생각과 같다. 이 전 의원은 “개헌 추진 국민운동을 하거나 개헌을 전제로 하는 정당을 만들거나 제 정치적 노력을 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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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