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런 집권당 지도부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나

입력 2016-06-20 19:45
새누리당 지도부가 내부 갈등을 봉합조차 못하고 있다. 4·13총선 패배 이후 두 달 넘게 지속되고 있는 이 당의 집안싸움에 국민들은 넌더리가 날 정도다. 도대체 언제까지 이런 집권당을 지켜보고 있어야 하는지 답답하다.

유승민 의원 복당 문제로 촉발된 내홍은 비박계 권성동 사무총장 경질 논란으로 번졌다.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당무에 복귀하면서 권 사무총장의 사퇴를 요구했지만 권 총장이 거부한 것이다. 이에 친박계와 비박계는 모임을 갖는 등 전면전을 벌일 태세다. 사태 배경에는 장기간 지속돼온 계파 대결이 깔려 있다. 하지만 외형상 수습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으로 몰고 간 책임은 김 위원장에게 있다.

지난달 26일 취임한 그는 지금까지 제대로 된 리더십을 한 번도 보여주지 못했다. 당 화합과 혁신을 말하고 있지만 행동은 그와 반대다. 지난 16일 복당이 결정된 비대위 회의의 주재자는 김 위원장이었다. 비박계와 다른 비대위원들이 이 문제를 결론내자고 밀어붙였어도 본인 생각이 다르다면 버텼어야 했다. 그리고 무기명 투표라는 민주적 절차를 통해 정해졌으면 못마땅해도 따라야 한다. 그게 거대 정당을 책임진 리더의 자세다.

사무총장 경질 사유도 납득이 되지 않는다. 권 총장은 라디오에 나와 “(김 위원장이) 제가 위원장의 검사 후배여서 믿고 맡겼는데, 일을 하다 보니 나하고 뜻이 다른 것 같다. 그래서 그만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사실이라면 김 위원장은 당 사무총장을 자신의 꼭두각시 정도로 여기는 게 분명하다. 특히 권 총장 사퇴는 친박계가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사안이다. 이런 와중에 총선 참패 후 자숙하고 있던 김무성 전 대표가 친박계를 ‘극우’로 규정하며 비판했다. 그는 “새누리당은 선거 때마다 ‘집토끼’(고정 지지층) 생각만 하고 과거에 함몰되는 등 너무 극우적인 이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김 전 대표를 중심으로 비박계가 결집할 경우 친박-비박 간 다툼은 더 커질 것이다.

현재 분위기라면 새누리당 내분은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8월 9일 전당대회까지 이어질 공산이 크다. 집권당의 끝도 없는 계파 싸움으로 인한 피해는 결국 국민이 고스란히 입을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