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유력 당권 주자인 김부겸 이종걸 박영선 의원이 8월 27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르면 이번주 초 당권 후보 단일화 논의를 마무리 지을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비주류 세력의 선두주자 격인 이들이 신속히 ‘교통정리’를 끝내고 연합해 타 후보에 대응해야 한다는 공감대에 따른 것이다. ‘비주류 단일화’가 조만간 이뤄질 경우 더민주 당권 경쟁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당권과 대권 사이에서 고민 중인 김 의원의 선택이 단일화의 열쇠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비주류 핵심 인사는 19일 “비주류 당권 주자인 세 의원이 20일쯤 단일화 논의 결론을 내기로 했다”며 “더 늦어지면 안 된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했다. 그는 “비주류 주자들이 어느 정도 정리된 방식으로 당권에 도전하는 모습이 당 안팎 인사들에게 안정적인 모습으로 비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라며 “현재 상황을 놓고 보면 나뉘어서 도전할 수 있는 처지도 아닌 것 같다”고 했다.
단일화의 열쇠는 당 내외에서 비교적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는 김 의원이 쥐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비주류로 분류되지만 주류 측에서도 크게 반대하지 않는 인사다. 게다가 야권의 ‘불모지’인 대구에서 생환하는 등 지역주의 타파에 앞장섰다는 상징성이 있어 당내 통합과 외연 확장에도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가 적지 않다. 다른 비주류 인사는 “김 의원이 당권 도전을 결정할 경우 나머지 두 의원도 돕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안다”며 “두 의원은 특히 당내 반대 세력이 많다는 생각에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그간 “이달 말 (당권·대권 도전 여부에 대해) 공식 발표할 것”이라는 말을 반복해 왔다.
김 의원이 당권 도전을 택할 경우 더민주의 ‘당권·대권 분리’ 원칙에 따라 차기 대권은 포기하게 된다. 하지만 차차기 주자를 노리며 당내 세력 확보와 지역 정비에 집중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대표로 당선된다면 이 같은 행보에 힘이 더욱 실릴 전망이다.
김 의원이 대권 행보에 나서게 되면 이 의원과 박 의원 중 1명이 단일화를 통해 당권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동시에 문재인 전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을 필두로 한 당내 대권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차기 지도부 관련 논의가 한창인 상황에서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도 최근 보폭을 넓히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그는 지난 17일 단식 농성 중이던 이재명 성남시장을 찾아가 이를 중단시켰다. 추궈훙 주한 중국대사, 알렉산드르 티모닌 주한 러시아대사 등 6자회담 당사국 대사도 최근 잇달아 면담했다. 21일에는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 나서 경제민주화와 격차해소·개헌 등 현안에 대한 입장도 발표할 예정이다. 한 당직자는 “김 대표의 행보가 차기 지도부 구성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며 “대선 정국 주도를 위한 큰 그림도 준비 중일 것”이라고 했다.
당대표 경선과 별도로 진행될 10명의 권역·부문별 대표위원 선출 과정도 관심거리다. 대표위원은 당대표와 함께 차기 대선을 관리할 지도부를 구성하게 된다. 그만큼 역할이 막중하지만 각기 다른 지역·부문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입장이라 기존 7인 최고위원 체제와 비교해 의견 조율이 더 어려워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정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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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결심 섰나… 비주류 ‘당권 교통정리’ 임박
입력 2016-06-20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