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5일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3번째 힘겨루기’를 준비 중인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대표가 주주들 표심 잡기에 여념이 없다.
19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일본에 머물고 있는 두 형제는 지난 18일 일본 롯데재단이 주최한 비공개 회의에 나란히 참석했다. 롯데재단은 롯데그룹의 지주사 격인 롯데홀딩스 지분을 0.2% 보유하고 있다. 지분율이 낮아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한국 재단과 마찬가지로 사회공헌사업과 임직원 복지 등에 관여하기 때문에 주총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종업원지주회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종업원지주회는 롯데홀딩스 지분 27.8%를 보유하고 있다. 10년 이상 근무한 과장 이상 직원 130여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주총에서는 의결권을 위임받은 대표 1명이 권한을 행사한다. 신동주 대표를 지지하는 광윤사(28.1%)와 신동빈 회장을 지지하는 관계사 및 임원지주회(26.1%)가 맞서는 가운데 지난 두 차례 임시 주총에서 종업원지주회는 신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측은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롯데그룹의 한 관계자는 “일본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이기 때문에 어떤 내용이 논의됐는지 공개할 순 없다”면서도 “통상적인 논의 외에 따로 큰 이슈가 안건으로 올라오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로 경영권 분쟁이 다시 부각되고, 신 회장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 부담스러운 눈치다.
신 회장은 현재 일본에 머물면서 주총에 대비한 업무현황을 보고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대표 측이 안건으로 올린 신 회장 해임안에 대해서는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롯데 관계자는 “어려운 상황에서 종업원지주회가 지지결정을 번복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지난 두 차례 임시 주총에서 모두 부결된 해임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했다.
다만 신 대표 측이 국내 검찰 수사에 대한 신 회장의 해명을 요구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할 수 있다. 신 대표 측근은 “정기 주총에서 국내 검찰 수사 상황을 언급할지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측은 “일본 상황도 아닐뿐더러 수사가 진행 중이고 정확한 혐의나 증거 등이 확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신 회장이 나서서 정확한 입장 표명이나 해명을 할 단계는 아니지 않으냐”고 했다.
한편 미열 증상으로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던 신격호 총괄회장은 18일 서울아산병원으로 병실을 옮겼다. SDJ코퍼레이션 정혜원 상무는 “고령이라 회복이 더디지만 크게 걱정할 정도로 병세가 심각한 건 아니다”며 “서울아산병원 병실이 좀 더 넓고 쾌적해 옮긴 것”이라고 말했다. 정 상무는 “정기 주총에 대해서는 보고하지 않았고, 신 총괄회장도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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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업원지주회 공략 나선 롯데家 형제
입력 2016-06-20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