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바로 131년 전 처음으로 주일예배를 드린 알렌 선교사님이 세웠던 제중원이 있던 자리입니다.”
석광호 남대문교회 부목사가 서울 종로구 북촌로 헌법재판소 안에 있는 ‘제중원 터’에서 30여명의 교인들에게 이렇게 설명했다. 남대문교회(손윤탁 목사)는 미국의 의료 선교사인 호러스 알렌(1858∼1932)이 설립한 제중원의 신앙공동체를 모태로 한 교회다.
남대문교회는 알렌 선교사가 1885년 6월 21일 드린 한국의 첫 주일예배 131주년을 기념해 18일 교회 역사의 발자취를 따라나서는 행사를 가졌다.
가장 먼저 들른 우정사업본부 우정총국은 1884년 갑신정변이 발생한 곳이다. 당시 알렌 선교사는 중상을 입은 민영익을 치료해 고종의 신임을 얻고 제중원 설립을 허가받을 수 있었다. 교인들은 갑신정변을 모의했던 곳인 박영효 집터(현 경인미술관)에 들른 뒤 제중원 터로 이동했다. 석 목사는 “한국에서 어렵게 복음의 씨앗을 뿌리던 젊은 외국인 선교사들이 하나님의 은혜로 이곳에 하나님의 집을 세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왕보현 장로는 “표지석만 남은 제중원 터를 보며 당시 선교사들의 땀방울을 느꼈다”고 말했다.
남대문교회는 이날 행사에 이어 19일 ‘첫 공식주일예배 131주년’ 기념예배를 드렸다. 예배 후 열린 세미나에서는 장로회신학대 교수인 임희국 목사가 ‘제중원의 선교적 의미’란 제목으로 설교했고, 여인석(세브란스병원 의사학회) 교수가 ‘제중원의 뿌리논쟁’이란 주제로 강의했다.
손윤탁 목사는 “알렌 선교사가 131년 전 첫 예배를 드리면서 남대문교회뿐만 아니라 6만여 한국교회가 시작될 수 있었다”며 “평신도로부터 시작한 한국교회 역사를 되짚어보고 다시 한 번 한국교회가 깨어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기도하자”고 말했다.글·사진=이용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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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역사 연 제중원 첫 예배, 신앙의 뿌리 되새겨
입력 2016-06-19 2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