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17일 ‘유승민 복당’ 문제로 내홍에 빠진 정부·여당을 강력 비판하며 대여(對與) 공세의 수위를 끌어올렸다. 두 야당은 집권여당이 계파 갈등에 빠져 부실기업 구조조정과 지방재정 개편, 보육 문제 등 산적한 민생 현안 해결에 손을 놓고 있다고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이 같은 야권의 공세는 정국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더민주와 ‘김수민 의원 리베이트 의혹 사건’에 쏠린 관심을 ‘무능한 정부·여당’에 돌리기 위한 국민의당의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17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감사원의 금융 공공기관에 대한 감사 결과를 언급하며 “산업은행에 대한 국회의 청문회 실시가 불가피하다”며 “구조조정 과정에서 산업은행의 역할을 어떻게 할 것인지 분명한 입장도 정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 공기업의 방만 운영 실태를 파헤쳐 대우조선해양 부실에 대한 정부 책임론을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도 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방만 경영을 통제하지 못한 산업은행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더 나아가 “법적 근거도 없는, 속기록도 남기지 않은 청와대 서별관 회의를 통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떤 정부 당국자들이 판단을 잘못해 국민들께 막대한 부담을 안겨 드렸는지 따져야 한다”며 청와대를 정조준했다.
두 야당 원내대표들은 비판의 강도를 더 높였다.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는 “정부의 무능도 문제지만 집권당의 내홍과 분열도 심각하다”며 “경제위기가 계속 닥쳐오고 있는데 정부는 무능한 모습을 보이고 집권당은 내부싸움에 세월만 보내고 있는 형국”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지방재정 문제, 누리과정 문제, 맞춤형 보육 문제 그리고 만기가 다가오고 있는 세월호특별법 문제, 이 갈등을 어떻게 해결하자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고 성토하기도 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도 “이날 예정된 고위 당정청 회의가 새누리당의 ‘친박(친박근혜)·비박(비박근혜)’ 싸움으로 취소됐다”며 “경제가 엉망인데 당정청이 내분으로 치닫고 있는 것은 국민 피해만 가중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정부·여당은) 당정청 회의를 열어 구조조정 등 모든 업무에 박차를 가해주길 바란다”며 “정부·여당과 청와대에 맹성(猛省)을 촉구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오후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3당 원내대표는 국회의장실에서 상견례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는 언론개혁 전문가인 정의당 추혜선 의원이 당초 희망했던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가 아닌 외교통일위원회에 배정된 문제도 논의됐지만 결론은 나지 않았다. 국민의당 박 원내대표는 “정 의장이 외통위 정수를 한 명 줄이고 환경노동위원회 정수를 그만큼 늘리거나 미방위를 늘리는 두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며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찬성했지만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조금 난감하니 당에서 협의해보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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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민생 앞세워 ‘與 내홍’ 때리기… 2野, 대여공세 공조
입력 2016-06-18 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