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관세 면제 한도가 확대되면서 미국 소비자들이 온라인으로 국내 제품을 사는 ‘역직구’ 시장이 커지고 있다. 중국 등 아시아에 비해 미국 내 국내 브랜드 인지도는 약하지만 제품만으로 승부를 보는 온라인 구매 특성상 국내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코트라 미국 뉴욕관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온라인 소비자 5.4%는 해외 직구(직접구매)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2월 ‘무역강화 및 무역촉진법’에 서명하면서 3월 10일부터 하루에 수입하는 물품의 면세 한도가 1인당 200달러에서 800달러로 늘어났다. 업계에서는 중저가 생활용품을 주로 구매했던 미국 소비자들이 온라인 쇼핑을 통해 고가 제품으로까지 구매를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국내에서 역직구 시장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았었다. 면세 한도를 확대하기 전에는 미국 소비자가 200달러 이상 물품을 구매할 경우 부과되는 평균 관세가 33%에 달했다. 예를 들어 201달러짜리 장신구를 살 경우 미국 세관은 최대 110%까지 관세를 부과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격은 배 이상 높아졌다. 여기에 200달러가 넘는 제품을 교환하려면 관세를 이중으로 물게 되기 때문에 반품 부담 때문에 소비자들이 선뜻 고가 제품 직구에 나서지 않았던 것이다.
한도가 늘어나자 미국 배송 업체와 해외 온라인 역직구 업체들은 미국 소비자 겨냥에 나섰다. UPS, FedEx, DHL 등 글로벌 배송 업체는 미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직구 프로모션을 하고 있고 자체적으로 배송량이 크게 늘 것에 대비하고 있다. 코트라는 미국에 고가 브랜드 어린이 의류를 판매해온 프랑스 한 온라인 업체의 경우 면세 한도 확대 이후 미국에서의 주문량이 27%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소개했다.
그동안 국내 역직구 시장은 한류 열풍을 타고 국내 연예인을 통해 광고가 됐던 화장품 등 제품을 구매하는 중화권 시장이 가장 컸다. 하지만 최근에는 미국 역직구 시장도 커지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16일 발표한 ‘통계로 본 온라인 쇼핑 20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역직구 시장(1264억원)은 중국(8106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컸다. 업계에서는 미국 내에서 한류 인지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상황이지만 역직구 특성상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솔직한 후기와 가격 등이 제품 선택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오픈마켓들도 미국 역직구 소비자들을 잡기 위해 글로벌숍을 운영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G마켓의 글로벌숍은 2006년부터 운영돼 국내 전체 역직구 시장 점유율이 30%에 달한다. 코트라 미국 뉴욕무역관은 17일 “생활 소비재를 넘어 고가 패션·전자제품 등 새로운 품목으로 미국 역직구 시장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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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기획] 美 겨냥 역직구 시장 커간다
입력 2016-06-18 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