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16일(현지시간) 피살된 조 콕스(41·사진) 하원의원은 치약공장에 다니는 가난한 노동자의 딸로 태어났지만 요즘 런던 정계에서 가장 떠오르는 정치인으로 성장한 입지전적 인물이었다. 특히 자선운동과 인권보호 활동을 열성적으로 펼친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였고, 지역구민들이 아끼는 정치인이었으며 3살, 5살 어린 두 자녀를 둔 자상한 엄마였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그녀의 죽음에 대해 “찬란한 별(bright star)을 잃었다”고 애도했다. 그녀는 42세 생일을 1주일 앞두고 세상을 떠나 안타까움을 더했다.
BBC방송에 따르면 콕스는 1995년 케임브리지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했다. 그녀는 가족 중 유일한 대졸자였다. 졸업 후 2002년부터 자선기관인 옥스팜과 세이브 더 칠드런 등에서 일했다. 특히 전 세계의 빈곤과 차별, 여성 조기 사망 문제를 해소하는 일과 분쟁 지역에서의 봉사활동으로 젊음을 바쳤다.
콕스는 아프가니스탄과 수단 등의 분쟁지를 본 뒤 정치권에 뛰어들었다. 과거 인터뷰에서 “수단 다르푸르에서 여성들이 끊임없이 강간 당하고 우간다에선 소년병이 자신의 가족조차 총으로 죽이는 것을 봤다”면서 “이런 참상을 못 본 척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에 정치를 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녀는 이후 런던정경대에서 공부한 뒤 정치권에서 활동하다 지난해 웨스트요크셔의 버스톨 지역구에서 노동당 소속 하원의원으로 당선됐다.
의회에서는 시리아 내전 종전과 난민 수용 확대 목소리를 많이 냈다. 지난해 6월 첫 의회 연설 때도 자신의 지역구가 다양한 이민자들로 구성돼 더 풍요롭게 됐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반대해왔으며 숨지기 하루 전에도 런던 템스강에서 남편 및 두 자녀와 함께 고무보트를 타고 EU 잔류 캠페인을 벌였다. 그녀는 지역구에서 멀리 떨어진 런던에서 의회가 열릴 때는 템스강변의 보트에서 잠자리를 해결했다.
노동당의 개혁에도 앞장서며 당내 차세대 리더로 촉망받았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콕스는 사회정의와 평화를 위한 활동에 열성적인 정치인이었다”고 기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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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피살된 조 콕스 하원의원은 빈곤·차별·여성문제 앞장… 차세대 리더
입력 2016-06-17 18:42 수정 2016-06-17 2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