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3년6개월분 용선료 30% 인하’ 목표

입력 2016-06-16 21:29
한진해운이 용선료 협상 목표를 30% 인하로 공식화했다. 한진해운이 향후 3년6개월간 지불해야 하는 용선료는 2조6000억원 정도인데 이 중 7800억원을 조정하겠다는 것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향후 3년6개월분의 용선료를 30% 인하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최근 공시했다. 9개국 22개 선주로부터 빌린 60척의 선박이 대상이다.

한진해운은 지난달 초부터 협상단을 구성해 용선료 조정을 진행 중이다. 용선료 조정 필요성을 설명하는 성격의 1차 협상은 완료했고, 현재는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후속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한진해운은 컨테이너 선주 12곳과 벌크 선주 10곳을 설득해야 한다. 이들로부터 빌린 선박은 각각 47척, 13척이다. 주요 선주로는 캐나다 시스팬, 그리스 다나오스, 독일 콘티가 꼽힌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14일 게리 왕 시스팬 회장을 만나 용선료 조정안을 직접 논의했다.

다만 실제 한진해운이 용선료를 30% 수준에서 인하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현대상선의 경우 28.4%의 목표를 세웠지만 4개월의 난항 끝에 21%에서 마침표를 찍었다. 한진해운이 현대상선에 비해 10% 포인트 가까이 용선료를 더 아낄 수 있을 것으로 보기에는 불투명하다는 분석이다.

한진해운은 용선료 협상과는 별개로 유동성 부족으로 인한 용선료 연체에 시달리고 있다. 이 문제로 지난달 27일에는 벌크선 1척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억류당했다. 연체 규모는 약 1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한진해운은 용선료 협상과 동시에 사채권자 채무조정을 성공적으로 마쳐야만 채권단으로부터 회생지원을 받을 수 있다. 당장 17일에 1900억원 규모의 공모사채 만기연장을 위한 사채권자집회가 예정돼 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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