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 취임식서 국가 부른 죄? 中, 대만 어린이합창단 초청 취소

입력 2016-06-16 20:59
차이잉원 대만 총통 취임식에서 대만 국가를 불렀던 어린이합창단의 중국 투어공연이 취소됐다.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하지 않은 차이 총통 취임 행사에 참여한 게 ‘괘씸죄’에 걸렸다는 후문이다. 대만 영문 일간 타이베이타임스는 중국정부가 정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대만 푸장갈란(희망) 아동합창단 초청을 취소했다고 16일 전했다. 대만 관영 중앙통신에 따르면 당초 이들은 중국 광둥성 광저우에서 다음달 20일 공연을 시작할 예정이었다.

대만 소수민족 파이완족으로 이루어진 합창단은 지난달 20일 차이 총통 취임식에서 파이완족 전통 가락으로 대만 국가를 불러 주목을 받았다. 합창단은 다음달 중국에서 공연한 뒤 오는 8월 헝가리로 투어를 이어갈 예정이었다.

이들을 주인공으로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한 추시런 감독에 따르면 몇몇 기업에서 복장 등을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투어 비용을 댈 후원자는 여태 나타나지 않았다. 추시런 감독은 “취임식으로 유명해진 덕에 후원자를 쉽게 찾을 거라 생각했지만 후원은커녕 중국정부로부터 거절만 당했다”고 안타까운 심경을 전했다.

합창단에는 다음 일정인 헝가리 투어에 필요한 돈도 아직 모이지 않았다. 사연이 전해지자 차이 총통은 지난해 10월 출간된 저서 인세 중 50만 대만달러(약 1800만원)를 기부하기로 했다. 차이 총통은 다른 곳에서도 기부가 뒤따르길 바란다고 전했다.

중국에서는 최근 반(反)중국 활동을 한 문화계 인사·단체가 현지 활동을 거부당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2014년 홍콩 우산혁명에 가담했던 홍콩 여가수 데니스 호는 프랑스 화장품 업체 랑콤의 중국 전속 모델로 계약했으나 이달 초 중국 현지 공연이 취소됐다.조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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