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시책따라 점수 매긴 공공기관 평가

입력 2016-06-16 21:55

정부가 개혁과제로 내세웠던 임금피크제와 성과연봉제를 일찍 도입한 기관은 우등생이 됐고, 부실 운영으로 공공기관 기능조정 대상으로 꼽힌 대한석탄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은 낙제점을 받았다. 정부가 말 잘 듣는 공공기관 순으로 줄 세우기에 나섰다는 지적이다.

기획재정부는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2015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를 심의·의결했다.

정부는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매년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공공기관 평가단을 구성해 공공기관과 기관장을 평가하고 있다. 올해는 반장식 서강대 교수를 단장으로 한 교수, 회계사, 변호사 등 161명의 민간 전문가로 평가단을 꾸렸다.

평가단은 정부의 공공기관 정상화대책에 발맞춰 임금피크제 도입과 성과연봉제, 기능 조정을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임피제의 경우 도입 시기에 따라 가점을 차등 부여했다. 그 결과 지난해 7, 8월 임피제를 조기 도입한 24개 기관 중 19개는 경영평가 성과급을 받을 수 있는 C등급 이상에 모두 이름을 올렸다. 나머지 5개 기관은 평가 대상이 아니었다.

또 지난해 3월 성과연봉제를 가장 먼저 도입한 한국마사회와 임피제 도입으로 성과주의를 확산시킨 예금보험공사는 나란히 A등급을 받았다. 두 기관은 최근 열린 공공기관장 워크숍에서도 우수 사례 기관으로 꼽혀 발표됐다.

특히 또 다른 우수 사례 기관으로 꼽힌 한국전력공사는 지난 2013년 C등급, 2014년 B등급이었다가 이번엔 A등급으로 껑충 뛰었다. 일각에선 지난 4월 성과연봉제를 확대 도입한 것이 지난해 경영평가 성적에 반영됐을 것이라 보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경영평가에 매출이나 부채 등 계량화된 정보 65%, 비계량화된 정보 35%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평가결과 전반적으로 예년보다 다소 개선된 분포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평가대상은 공공기관 116곳, 기관장 49명, 상임감사 29명이었다.

우수(A) 등급은 직전해인 2014년 15개에서 20개로 늘었고 양호(B) 등급 이상은 2014년보다 7개 많은 53개였다. 낙제점인 미흡(D) 등급 이하는 2개 줄어든 13개였다.

정부는 D, E등급을 받은 13개 기관에 대해서는 기관과 상임이사에 대해 경고 조치를 하기로 했다. 공공기관 부채규모는 지난해 기준 490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6조7000억원 줄었고 부채비율은 212%에서 191%로 내려갔다.

세종=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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