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지방 소도시의 한 중학교가 작은 실험을 시작했다. 남부 유럽이나 남아메리카의 일부 국가에서 시행되는 시에스타(낮잠)를 도입한 것이다.
고베신문에 따르면 효고현 가코가와시에 있는 가코가와 중학교는 14일부터 점심시간 직후 시에스타 시간을 주고 있다. 매일 오후 1시5분이면 방송과 함께 모든 불이 꺼진다. 학생들은 팔짱을 끼거나 책상에 엎드리는 등 편안한 자세로 눈을 붙인다.
10분에 불과한 짧은 시간이지만 오후 수업과 동아리 활동에 집중력을 높이고 낮잠시간에 전기를 꺼 에너지 절약에도 기여한다고 학교 측은 설명했다. 전반적으로 ‘개운하다’ ‘피곤이 풀리는 느낌이다’는 반응이지만 ‘오히려 몽롱하다’ ‘효과를 잘 모르겠다’는 반응도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 학교 학생회는 지난해 8월 시교육장(교육감) 주재로 열린 학생의회에서 “과거 시에스타를 도입해 학력을 향상한 사례가 있고 기업에서도 업무 능률을 올린 적이 있다”고 제안했다. 일본에서는 후쿠오카현의 메이진 고등학교가 2005년 시에스타를 도입해 대학 진학 실적을 높였고 일부 정보기술(IT) 기업이 업무효율 개선에 활용했다는 평가도 있다.
시교육장이 학교 스스로 판단해 시에스타를 도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자 가코가와 중학교 학생회는 지난달 이 제안을 가결했다. 학교 측은 오는 21일까지 시범운영한 뒤 전교생 설문조사를 거쳐 도입을 확정키로 했다.
스페인에서는 최근 시에스타를 줄이고 퇴근시간을 당기는 방안이 추진되지만 한국과 일본에서는 도입을 검토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인과 일본인의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각각 7시간49분, 7시간50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8시간22분)보다 30여분 짧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자체 연구에서 하루 26분의 낮잠이 기민함과 업무 집중도를 높인다고 결론 내렸다.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도 낮잠을 근무지침에 포함시켰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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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소도시 중학교 시에스타 실험
입력 2016-06-16 19: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