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급여 진료, 동네병원이 종합병원보다 더 높다

입력 2016-06-16 18:07 수정 2016-06-16 18:52

종합병원보다 의원 같은 동네 진료기관의 비급여 진료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급여 진료는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을 받지 못하는 진료로, 주로 값비싼 최신 의료기법의 진료나 예외적인 특수 진료다. 취지대로라면 고난도 진료가 몰리는 최상급 의료기관에서 비급여 진료가 더 많아야 하지만 병원 규모가 작을수록 비급여 진료가 더 많고 게다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실손의료보험의 모순된 구조 때문이다.

보험연구원은 16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 회의실에서 ‘실손의료보험 제도개선 방안’ 세미나를 열었다. 연구원에 따르면 보험사들이 의원급 진료기관에 지급한 보험금 중 비급여 진료비는 2014년 76.0%나 됐다. 의원의 진료비 수입 4분의 3이 비급여 진료에서 나온다는 의미다. 2012년 70.1%에서 매년 늘고 있다. 개인병원에서도 비급여 진료비 비율이 2014년 72.7%였다. 반면 종합병원과 대학병원 등 최상급 진료기관에서는 비급여 비율이 줄었다(그래픽 참조).

정성희 연구위원은 “비급여 진료비가 급증하면서 실손보험을 판매한 보험사들의 손해율이 악화되고 보험료가 오르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며 “이대로 가면 10년 내에 보험료가 배 이상 오른다”고 밝혔다. 연구원이 지난해 보험개발원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척추질환, 어깨질환, 고혈압, 척추외상 등 근골격계 진료에 비급여 진료가 몰려 있었다. 비틀어진 뼈대를 손으로 바로잡는 도수치료나 고주파 열치료술이 대표적이다.

비급여 진료는 병원이 마음대로 진료비를 책정할 수 있고, 실제 치료 목적이 맞는지 평가하기도 애매하다. 실손보험 가입자는 비급여 진료도 10∼20%의 비용만 부담하고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개인병원이나 의원에서 불필요한 치료를 권유하면서 비급여 의료비가 급증하고 있다. 정 연구위원은 “과잉진료가 우려되는 근골격계 진료나 선택 개념이 큰 한방 진료, 상급병실 사용료 등은 특약으로 분리해 통제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며 “또 자동차보험처럼 실손보험도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는 가입자에게는 보험료를 할인하는 제도도 도입할 만하다”고 제안했다.

김지방 기자

[경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