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에서 불을 지핀 개헌론이 탄력을 받고 있다. 개헌론에 공감하는 국민 여론이 높게 나온 데다 여야에서 개헌 지지 발언이 쏟아지고 있어서다.
리얼미터는 CBS 의뢰를 받아 15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개헌론에 공감한다’는 의견이 69.8%로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잘 모르겠다’ ‘공감하지 않는다’는 각각 17.7%, 12.5%였다. 개헌을 통한 권력구조 개편 방안에 대해선 ‘4년 중임 대통령제’(41.0%)가 가장 선호됐다. 이어 ‘대통령과 총리가 권한을 나누는 분권형 대통령제’(19.8%) ‘다수당이 행정부를 책임지는 의원내각제’(12.8%) 등 순이었다.
이는 전국 19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전화로 조사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3% 포인트, 응답률 6.1%)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 인터넷 홈페이지(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정치권에선 개헌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정책회의에서 “개헌 논의는 블랙홀이 아닌 미래를 향한 문이고 이제 개헌 논의의 문을 열어야 할 때”라며 “박근혜 대통령이 (개헌의) 물꼬를 터줘야 한다”고 했다. 국민투표 일정을 언급하면서 “개헌 논의는 ‘조조익선’(早早益善·빠르면 빠를수록 좋다)”이라고도 했다.
박주선 국회부의장도 “내년 대선을 개정된 헌법 체제 하에서 치르는 게 맞는다고 본다”고 했다.
여권의 차기 대권 잠룡으로 꼽히는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수도 이전론’을 꺼내며 개헌론에 힘을 실었다. 남 지사는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권력구조 개편보다 더욱 필요한 것은 국민들의 실제 삶과 연계돼 있는 수도 이전 문제”라며 “어쨌든 개헌 논의를 시작은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또 “정치가 이대로 가선 경제도 잘 안 된다”며 개헌을 통한 권력구조 개편도 필요하다고 했다.
새누리당 원내지도부는 청와대의 ‘개헌 블랙홀론’에 보조를 맞추는 듯 개헌론에서 한 발 뺀 모양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혁신비상대책위 회의에서 “범국민적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은 ‘여의도만의 리그’로서의 개헌 논의는 별 의미가 없다”고 했다. 정 원내대표는 “국민은 지금 경제 살리기, 청년 일자리 등 먹고사는 문제와 고단한 삶의 문제를 정치인들이 우선 해결하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했다.
개헌 시기와 범위, 권력구조 개편 방안 등을 놓고 백가쟁명식 의견이 나오고 있어 실제 ‘개헌 스케줄’이 마련되기까지는 진통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정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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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론 상승곡선… 국민 70% “공감” 정치권도 불때기
입력 2016-06-16 18:12 수정 2016-06-16 1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