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 타자’ 최형우, 힘빠진 사자 군단 버팀목

입력 2016-06-16 20:35 수정 2016-06-17 00:17

총체적 난국에 빠진 삼성 라이온즈에서 4번 타자 최형우(33·사진)가 중심을 잡고 팀을 이끌고 있다. 삼성은 마운드 붕괴에 이어 타선마저 휘청거리고 있다. 최형우는 프로 통산 네 시즌을 전 경기에 출장했을 정도로 건강한 몸과 꾸준함을 자랑한다. 올해도 그 꾸준함을 앞세워 시즌 초반부터 불방망이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다.

최형우는 지난해 144경기 전 경기에 출장해 타율 0.318를 기록했다. 174안타 33홈런 123타점으로 자신의 커리어하이 기록을 갈아 치웠다. 타격 실력은 익을 대로 무르익었다. 올해는 3년 연속 3할 타율 30홈런 100타점 기록에 도전한다. 꾸준함을 증명하는 의미 있는 도전이다.

삼성의 선발 타자들 중에서 3할5푼 이상의 고타율을 자랑하는 타자는 최형우가 유일하다. 지난해 신인왕을 거머쥔 구자욱이 타율 0.375를 기록 중이었지만 지난달 25일 경기 중 허리 통증을 느껴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구자욱은 17일 1군에 복귀할 예정이었으나 불발됐다. 최형우는 4월에 0.333, 지난달에는 0.361의 월간 타율을 기록했다. 삼성은 최형우의 활약 덕분에 그나마 꼴찌를 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머지 타자들은 기복이 심하고 들쭉날쭉한다. 그에 비하면 최형우는 흔들림이 없다.

올 시즌 최형우의 기록은 리그 최정상급이다. 팀은 물론이고 리그 전체를 통틀어 타격부문 상위권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올해 63경기에 출전해 시즌 타율 0.370 89안타 15홈런 60타점을 기록 중인데, 자신의 커리어하이 기록들을 올 시즌 다시 한 번 뒤엎을 기세다. 특히 타점부문에서 리그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토종 슬러거 중에서는 지난해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에릭 테임즈(NC)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대항마다.

이달 들어 최형우의 방망이는 더 뜨겁다. 6월 14경기에서 타율 0.454(55타수 25안타)를 기록 중이다. 2루타 6개와 홈런 4개, 12타점으로 장타력을 과시하고 있다. 올 시즌 15홈런으로 김재환·테임즈(이상 19홈런) 등 홈런 선두를 맹추격 중이다. 16일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는 7회와 9회 각각 선두타자로 나서 안타를 때려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최형우는 4번 타자로서 충분히 삼성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 남은 건 부상선수의 복귀와 나머지 선수들의 분발이다. 최형우가 지치기 전에 ‘외로운 4번 타자’ 타이틀을 떼어줘야 한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관련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