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이 노조가 있는 전자업체 최초로 생산직 직원의 호봉제를 폐지한다. 대신 사무직에만 적용됐던 성과·역량 인사 제도를 생산직에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LG이노텍은 생산직 직원들의 호봉제를 없애고 임금·평가·진급·교육 체계에 따른 성과급제를 도입한다고 16일 밝혔다. LG이노텍 노사는 지난 2년여간 성과급제 도입을 위한 논의를 지속해온 끝에 세부 기준까지 최종 합의했다.
앞으로 LG이노텍 현장 직원은 근속연수가 아닌 성과와 역량에 따라 임금인상률이 차등 적용된다. 기본임금 외에 3종의 인센티브도 도입된다. 우수 성과자에게는 ‘성과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혁신활동 우수자 및 생산성 향상에 기여한 직원에게는 ‘수시 인센티브’를 통해 보상한다. 팀워크가 중요한 현장 업무 특성을 고려해 상위 10% 우수 조직에는 ‘우수 라인 인센티브’를 지급할 계획이다.
인사 평가제도도 개선된다. 객관성·공정성을 위해 생산 현장 팀장과 임원이 참여하는 ‘공정평가위원회’를 운영한다. 현장직 사원의 업무능력에 따라 조기 진급할 수 있는 ‘발탁 진급제’도 신설됐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생산 현장의 공정이 전문화되고 제품 순환 주기가 단축되고 있는 만큼 근속연수보다는 빠른 업무 적응력과 전문 직무역량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노사가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LG이노텍의 파격 정책에 따라 전자업계에서도 생산직 임금 체계에 대한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경우 생산직 직급에 따라 호봉제와 연봉제를 혼합한 방식이 적용되고 있다. LG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우 아직 호봉제를 유지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변화와 성과가 절실한 상황에서 다른 전자업체도 LG이노텍과 비슷한 방향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LG이노텍, 생산직도 성과급제 도입
입력 2016-06-16 1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