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 전차’, 기독영화 붐 이끈다

입력 2016-06-16 21:08
16일 개봉한 영화 ‘불의 전차’의 한 장면. 두 육상선수의 기적 같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국내 크리스천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프레인글로벌 제공

하나님의 뜻을 되새길 수 있는 기독영화가 잇달아 개봉하고 있다. 저마다 높은 완성도와 뚜렷한 개성을 자랑하는 작품들이어서 크리스천 관객들의 반응도 좋은 편이다. 올 하반기에도 기독영화 개봉은 이어질 예정이어서 기독영화를 둘러싼 한국교회 안팎의 기대감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기독영화의 물결이 시작된 시기는 할리우드영화 ‘부활’과 한국영화 ‘일사각오’가 개봉한 지난 3월이다. ‘부활’은 예수님 처형에 앞장선 로마군이 사라진 예수님을 찾으려고 나서면서 벌어진 일을, ‘일사각오’는 독립운동가 주기철(1897∼1944) 목사의 삶을 다룬 작품이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부활’과 ‘일사각오’는 각각 17만5134명, 9만2201명을 동원했다. 일부 영화관에서만 개봉한 점에 비춰보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4월에는 고등학교 여교사가 법정에서 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과정을 그린 ‘신은 죽지 않았다 2’가 상영됐다.

16일 개봉한 ‘불의 전차’는 국내 크리스천 관객들이 학수고대한 작품이다. 1981년 제작된 영화는 그동안 브라운관을 통해 안방극장에서만 방영되다가 35년 만에 국내 스크린에 내걸렸다. 영화는 디지털 리마스터링(영상 보정)을 통해 깨끗한 화질의 작품으로 거듭났다.

흥행과 비평에서 모두 큰 성공을 거둔 ‘불의 전차’는 세계 영화사에서 손꼽히는 스포츠 영화다. 작품은 1924년 파리올림픽에 출전한 육상선수 해럴드 에이브라함과 에릭 리델의 실화를 다룬다. ‘불의 전차’는 아카데미영화제, 칸국제영화제 등 세계 유수 영화제에서 각종 상을 거머쥐었다.

특히 이 작품이 크리스천 관객에게 큰 울림을 선사하는 건 스코틀랜드 선교사로 활동한 주인공 리델 때문이다. 리델은 모든 것을 걸고 준비한 대회의 경기일이 주일(일요일)로 정해지자 출전을 포기할 정도로 하나님에게 모든 걸 바치려한 인물이다.

다음 달 7일에는 기독영화의 대표적 고전인 ‘벤허’가 재개봉한다. 1959년 제작된 이 작품은 유대인 귀족이던 벤허가 친구의 배신으로 노예로 전락해 복수에 나서는 과정을 그린다. 벤허는 아카데미영화제에서 12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작품상 등 주요 11개 부문을 석권했다. 이 기록은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고 있다. ‘타이타닉’(1997)과 ‘반지의 제왕-왕의 귀환’(2003)이 타이기록을 세웠을 뿐이다.

개봉일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올 하반기에는 ‘벤허’의 리메이크작도 관객을 만난다. 원작에서 큰 재미를 선사한 전차 경주 장면 등을 어떻게 재연했을지 관심을 모은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