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분이 결핍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우리 몸의 세포는 스스로 단백질을 분해한다. 세포 내 불필요한 구성요소와 소기관을 제거해 위험에 맞닥뜨릴 준비를 하는 것이다. 이 과정을 ‘오토파지(autophagy)’ 또는 ‘자가포식’으로 부른다. 이 오토파지가 이뤄지는 신호전달 경로를 국내 연구진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발견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15일 백성희(사진) 서울대 교수 연구팀이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오토파지의 작동 방식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저명 과학학술지 ‘네이처’ 15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핵 안에서의 유전자 발현이 오토파지 작동에서 중요할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진핵생물의 핵 내 DNA에 결합하고 있는 염기성 단백질인 ‘히스톤 단백질’이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데 필수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가정 아래 히스톤 단백질의 변형과 안정화 과정 등을 관찰해 오토파지가 유도되는 신호전달 경로를 찾아냈다. 백 교수는 “오토파지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암이나 퇴행성 뇌질환 등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신개념 치료제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오토파지’ 작동방식 세계 첫 발견… 퇴행성 뇌질환 등 신약 개발 기대
입력 2016-06-16 0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