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크론병, 약물의존도 높고 영양관리는 뒷전… 복지부 지원 활용을

입력 2016-06-19 21:14
만성 염증성 장질환인 크론병 환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크론병’은 현재까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이 질환의 주요 증상은 복통과 설사, 체중감소 등이다. 이렇다보니 나이가 어린 아이들의 경우 자칫 영양부족, 성장장애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특히 소아 크론병 환자들은 크론병 치료를 위해 영양 관리보다 약물에 의존하는 경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독이 지난 5월 19일 세계 염증성 장질환의 날을 맞아 발표한 ‘소아 크론병 환자 영양 실태’ 조사에 따르면 환자들이 크론병 증상을 관리하는 방법으로 약물치료가 52.7%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반면 특수영양식을 섭취하는 경우는 43.6%로 절반에 미치지 못했고, 식단 관리를 통한 식이조절은 40%였다. 소아 크론병 환자들이 한창 성장기임에도, 약물치료에 밀려 제대로 된 영양 공급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소아 크론병 환자들이 특수영양식 선택을 고려하는 것은 체중감소를 경험한 이후가 대부분이었다. 실제로 응답자 중 63.6%가 최근 1년 이내에 체중감소를 경험했는데, 이중 65.7%가 체중감소 시 대처방법으로 특수영양식 섭취를 고려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응답자들은 주로 ‘증상 완화 기대(54.5%)’, ‘체중 및 신장 증가 기대(50.9%)’, ‘전문가 추천(30.9%)’ 등의 이유로 특수영양식을 선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소아 크론병 환자는 성인과 달리 영양장애를 일으켜 성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아이의 정상적인 성장을 위해 영양관리를 소홀히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방병욱 인하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소아 크론병이 성인과 다른 점은 영양결핍이 문제가 된다는 점이다. 아이가 크론병에 걸리면 일단 먹으면 복통이 생기기 때문에 잘 먹지 않으려고 한다. 따라서 섭취하는 칼로리 자체가 적을 수밖에 없다. 성장기는 가장 많은 칼로리와 영양소를 필요로 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영양섭취를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방 교수는 “아이에게 영양결핍이 생기면 아이의 최종 키가 작을 수도 있고, 체중감소량도 더 큰 폭으로 나타나게 된다. 소아 크론병인 경우 성인보다 더 적극적으로 치료해서 영양결핍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소아 크론병과 관련 보건복지부는 ‘모자보건사업’을 통해 만 18세 미만 소아 크론병 환자를 대상으로 매월 필요량의 특수영양식 50%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지원받고 있는 환자는 많지 않다. 조사결과 환자 중 20% 정도만이 특수영양식 지원을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30%는 지원사업은 알지만 신청방법을 모른다고 답했고, 34%는 지원사업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박영주 보건복지부 출산정책과 주무관은 “현재 소아 크론병 지원사업은 영유아에 대한 사전 예방적 건강관리 지원 중 ‘선천성 대사이상검사 및 환아 관리’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그 해에 태어난 신생아를 대상으로 총 6종 선천성 대사이상검사를 실시해 이상이 발견된 환아를 지원하는 것인데, 이때 추가검사 시 크론병이 진단되면 보건소에서 특수영양식 지원사업을 안내해준다. 지원신청방법은 보건소에서 요청하는 서류를 작성해 제출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박 주무관은 “다만 선천적 이상이 아니라 후천적 발생의 경우에는 보건소 안내가 따로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지원이 필요한 신규 지원자는 직접 보건소를 방문해 지원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박예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