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염증성 장질환인 크론병 환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크론병’은 현재까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이 질환의 주요 증상은 복통과 설사, 체중감소 등이다. 이렇다보니 나이가 어린 아이들의 경우 자칫 영양부족, 성장장애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특히 소아 크론병 환자들은 크론병 치료를 위해 영양 관리보다 약물에 의존하는 경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독이 지난 5월 19일 세계 염증성 장질환의 날을 맞아 발표한 ‘소아 크론병 환자 영양 실태’ 조사에 따르면 환자들이 크론병 증상을 관리하는 방법으로 약물치료가 52.7%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반면 특수영양식을 섭취하는 경우는 43.6%로 절반에 미치지 못했고, 식단 관리를 통한 식이조절은 40%였다. 소아 크론병 환자들이 한창 성장기임에도, 약물치료에 밀려 제대로 된 영양 공급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소아 크론병 환자들이 특수영양식 선택을 고려하는 것은 체중감소를 경험한 이후가 대부분이었다. 실제로 응답자 중 63.6%가 최근 1년 이내에 체중감소를 경험했는데, 이중 65.7%가 체중감소 시 대처방법으로 특수영양식 섭취를 고려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응답자들은 주로 ‘증상 완화 기대(54.5%)’, ‘체중 및 신장 증가 기대(50.9%)’, ‘전문가 추천(30.9%)’ 등의 이유로 특수영양식을 선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소아 크론병 환자는 성인과 달리 영양장애를 일으켜 성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아이의 정상적인 성장을 위해 영양관리를 소홀히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방병욱 인하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소아 크론병이 성인과 다른 점은 영양결핍이 문제가 된다는 점이다. 아이가 크론병에 걸리면 일단 먹으면 복통이 생기기 때문에 잘 먹지 않으려고 한다. 따라서 섭취하는 칼로리 자체가 적을 수밖에 없다. 성장기는 가장 많은 칼로리와 영양소를 필요로 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영양섭취를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방 교수는 “아이에게 영양결핍이 생기면 아이의 최종 키가 작을 수도 있고, 체중감소량도 더 큰 폭으로 나타나게 된다. 소아 크론병인 경우 성인보다 더 적극적으로 치료해서 영양결핍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소아 크론병과 관련 보건복지부는 ‘모자보건사업’을 통해 만 18세 미만 소아 크론병 환자를 대상으로 매월 필요량의 특수영양식 50%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지원받고 있는 환자는 많지 않다. 조사결과 환자 중 20% 정도만이 특수영양식 지원을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30%는 지원사업은 알지만 신청방법을 모른다고 답했고, 34%는 지원사업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박영주 보건복지부 출산정책과 주무관은 “현재 소아 크론병 지원사업은 영유아에 대한 사전 예방적 건강관리 지원 중 ‘선천성 대사이상검사 및 환아 관리’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그 해에 태어난 신생아를 대상으로 총 6종 선천성 대사이상검사를 실시해 이상이 발견된 환아를 지원하는 것인데, 이때 추가검사 시 크론병이 진단되면 보건소에서 특수영양식 지원사업을 안내해준다. 지원신청방법은 보건소에서 요청하는 서류를 작성해 제출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박 주무관은 “다만 선천적 이상이 아니라 후천적 발생의 경우에는 보건소 안내가 따로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지원이 필요한 신규 지원자는 직접 보건소를 방문해 지원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박예슬 기자
소아 크론병, 약물의존도 높고 영양관리는 뒷전… 복지부 지원 활용을
입력 2016-06-19 2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