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하라고 보냈더니… 산은 파견 경영관리단도 도덕적 해이

입력 2016-06-15 17:57 수정 2016-06-15 18:11
부실기업 관리·감독을 위해 산업은행이 파견한 경영관리단의 행태도 도마에 올랐다. 주거비와 차량비용을 대상 기업에 떠넘기는가 하면 업무추진비로 유흥업소나 골프장에 간 사례도 확인됐다.

감사원이 지난해 10∼12월 산업은행이 파견한 경영관리단의 주거 관리 비용부담 실태를 조사한 결과 한 업체에 파견된 A씨의 경우 128㎡ 규모 사택을 기업으로부터 제공받아 혼자 사용하는 등 16명이 7개 기업으로부터 사택을 제공받고 있었다.

또 14개 기업에 파견된 경영관리단 단장과 부단장 등 36명은 업무용 차량을 지원받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을 평일이 아닌 주말에 개인 용도로 쓰거나 운전기사까지 제공받는 등 관리 대상 기업의 비용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업무추진비 사용 실태도 문제였다. B씨는 회사 직원들과의 단합을 이유로 단 하루에 380만원을 유흥업소에서 결제하는 등 7개 기업에 파견된 15명이 유흥업소와 골프장에서 2100여만원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객관적인 증빙자료 없이 주말이나 공휴일, 휴가 중 업무추진비를 쓰는가 하면 약정 금액을 초과해 업무추진비를 지출한 경우도 상당수 발견됐다.

감사원은 15일 “주채권은행이 구조조정 기업에 경영관리단을 파견하는 건 재무구조가 부실하고 유동성이 부족한 기업의 자금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부실을 발생시킨 경영진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며 “경영관리단 파견 취지 등을 고려할 때 경영관리단 운영비용을 관리 대상 기업이 과도하게 부담하지 않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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