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불의 전차’ 16일 개봉… 그 유명한 주제곡 들어보셨나요

입력 2016-06-15 20:51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불의 전차’에서 명연기를 선보인 배우들은 외모도 실제 인물과 흡사한 것으로 유명하다. 왼쪽부터 에릭 리델과 배우 이안 찰슨, 해럴드 에이브라함과 배우 벤 크로스. 프레인글로벌 제공

영화 ‘불의 전차’가 16일 드디어 극장에서 한국 관객과 만난다. 1981년 만들어진 영화는 그동안 브라운관을 통해 안방극장에서 방영되곤 했지만 영화관에서 상영된 적은 없었다. 스포츠 영화의 걸작이자 하나님의 뜻을 되새길 수 있는 ‘불의 전차’는 수많은 이야깃거리를 품은 작품이기도 하다.

‘불의 전차’는 1924년 파리올림픽에 출전한 육상선수 해럴드 에이브라함과 에릭 리델의 기적 같은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에이브라함은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어린 시절부터 온갖 무시와 따돌림에 시달렸다. 그에게 달리기는 세상의 편견에 맞서는 방법이었다. 숙명의 라이벌이자 또 다른 주인공인 리델은 타고난 기량을 자랑하는 스프린터이자 신실한 크리스천이었다.

에이브라함과 리델을 각각 연기한 배우는 벤 크로스와 이안 찰슨이다. 특이한 건 극중 이들 배우의 외모가 실존 인물과 놀랍도록 흡사하다는 점이다. 크로스는 당시 신인 배우였음에도 불구하고 실존 인물과 닮은 외모뿐만 아니라 디테일한 감정까지 완벽하게 묘사해 격찬을 받았다. 찰슨은 배역에 충실하기 위해 성경을 독파하고 달리기를 연습하는 등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불의 전차’를 거론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건 음악이다. 작품의 영어 원제와 동명의 주제곡인 ‘체리어츠 오브 파이어(Chariots Of Fire)’는 세계 영화사에서 가장 유명한 영화음악 중 하나다. 극중 이 곡은 배우들이 맨발로 해변을 달릴 때 흘러나와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작곡가는 그리스 출신의 음악가 반젤리스다. 1961년 활동을 시작한 그는 ‘불의 전차’ OST를 통해 세계적 음악가로 발돋움했다. 반젤리스는 영화 개봉 이듬해 열린 제54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불의 전차’ OST로 음악상을 받았고, 영화 ‘블레이드 러너’(1982) ‘1492 콜럼버스’(1992) 영화음악도 만들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 테마곡 ‘앤섬(Anthem)’을 작곡한 인물이기도 하다.

세계 영화사에서 ‘불의 전차’가 차지하는 위상은 대단하다. 작품은 미국영화연구소(AFI)가 선정한 ‘영감을 주는 영화 100선’에 들었으며, 아카데미영화제에서 음악상 외에 작품상 각본상 의상상을 수상했다. 미국에서 열리는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영국 영화가 최고 영예인 작품상을 거머쥔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미국 ‘시카고 트리뷴’은 이 작품을 “최고의 수작”이라고 평가했으며, 영국 매체 텔레그라프는 “삶에 영감을 주는 영화”라고 격찬한 바 있다.박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