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重, 구조조정 태풍… “2018년까지 40% 감원”

입력 2016-06-16 04:02

삼성중공업이 2018년 말까지 전체 인력의 30∼40%를 줄이기로 했다. 4200∼5600명이 회사를 떠나게 될 전망이다. 올해는 1500명에 대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15일 사내방송을 통해 직접 자구안을 설명했다. 정부에 제출한 자구안을 통해 확보 목표액 등 삼성중공업의 대략적인 자구계획은 알려졌지만 인력 감축 규모를 비롯한 구체적인 수치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박 사장은 전날 노동자협의회를 만나 이 같은 내용을 전달했다.

박 사장은 “2018년 말까지 경영상황과 연계해 전체 인력의 30∼40%를 효율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의 총 인원은 1만4000명 수준이다. 올해부터 3년간 매년 1400∼1900명이 옷을 벗게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우선 올해는 1900명이 회사를 떠난다. 희망퇴직을 통해 1500명이 회사를 나가고, 여기에 정년퇴직으로 인한 자연감소분 등 400명이 추가 감축될 예정이다. 다음 달부터 경영이 정상화될 때까지 박 사장이 임금 전액을 반납하고 임원들은 임금의 30%를 반납하기로 했다. 또 모든 임원들은 사직서를 제출한다. ‘백의종군’ 자세로 경영 정상화에 앞장서겠다는 취지다.

임직원을 위한 각종 복리후생 제도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개인연금 회사 지원금 중단, 학자금 지원 축소, 주택 대부금 지원 축소, 식비 유료화, 주말버스 유료화 등이 검토되고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극한의 원가 혁신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2017년 하반기부터 일부 플로팅 독, 3000t 해상크레인 등 잉여 생산설비를 순차적으로 가동 중단할 계획이다. 수주량이 급격하게 줄어든 결과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들어 단 1척의 선박도 수주하지 못하는 극심한 수주 가뭄을 겪고 있다.

현재 2만6000여명인 삼성중공업 협력업체 직원들도 상당수 정리될 것으로 관측된다. 정규직과 같은 비율인 30∼40%를 단순 적용하면 2018년 말까지 8000∼1만명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이 강도 높은 자구안을 실시하는 것은 해양플랜트 비중이 경쟁사보다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저유가와 저가 수주로 해양플랜트가 조선업계 경영난의 주범으로 전락한 가운데 삼성중공업이 입은 타격은 더욱 심각하다는 분석이다.

올해에만 주요 조선사의 정규직 중 6000명에 가까운 인력이 회사를 떠날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구체적인 인력 감축안을 공개한 적은 없지만 그룹 5개사에서 2000명의 인원이 희망퇴직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년퇴직으로 1000명의 인력도 줄어들 예정이다. 대우조선해양은 2020년까지 전체 인력을 20% 이상 감축해 현재 1만3000명인 정규직을 1만명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연평균 600명이 옷을 벗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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