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우리가 영국 국교회로 알고 있는 ‘잉글랜드 성공회’ 산하의 선교와사회문제위원회가 2002년 펴낸 보고서를 번역한 것이다. ‘선교형 교회(Mission-shaped Church)’라는 제목 아래 ‘변화하는 상황에서 교회 개척과 교회의 새로운 표현’이라는 부제가 달려있다.
1994년 성공회 교회들의 모범적인 개척 사례와 그로 인해 생겨난 문제를 다룬 ‘새 땅 개척하기: 잉글랜드 성공회의 교회 개척’ 이후 새롭게 등장한 교회의 변화들을 다루고 있다.
먼저 네트워크 사회로의 변화, 소비 중심 문화의 확산, 기독교국가로서의 정체성 약화에 대한 사회적 분석을 소개한다. 이어 오늘날 교회로 표현되는 다양한 형태에 대해 살펴본다. 대안예배공동체, 카페교회, 네트워크 중심교회, 새로운 수도원 운동과 같은 전통 형식을 채택한 교회, 청년회중 등등. 우리에게도 어느 정도 익숙하지만 여전히 모호한 개념들과 사례들을 간략하게 소개한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새롭게 등장한 교회들의 모습을 반영하면서도 반드시 지켜야 할 성공회의 신학적 원칙들을 제시하고 있는 뒷부분이다. 구속사부터 시작해 교회론까지 신학적 원칙들을 꼼꼼히 짚어낸다. 보고서는 “우리가 처한 상황에 맞춰 우리가 선호하는 방식을 택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머물러 있는 곳에서 복음을 구현해야 한다”며 교회의 본질을 결코 놓치지 않는다.
위원회는 2002년 이후 또 달라진 교회의 모습들을 분석, 2014년 보고서 ‘일화에서 근거로’를 펴냈다. 보고서는 물론 관련 연구 결과들을 인터넷 홈페이지(encounter sontheedge.org.uk)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영국 사회의 변화와 그에 발맞춰 이뤄진 성공회 교회의 노력과 시도들이 한눈에 펼쳐지는 듯하다. 잉글랜드 성공회와 한국교회의 상황이 다름에도 눈여겨볼 대목이 적잖다. 무엇보다 한국 각 교단의 선교위원회 관계자들이 읽어보고, 저마다 이런 보고서를 내놓을 수 있으면 좋겠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다양한 새로운 교회 형태 소개… 영국 성공회 변화 노력 한눈에
입력 2016-06-15 2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