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존 리 前 옥시 대표 구속영장 청구

입력 2016-06-15 00:53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14일 존 리(48·사진) 옥시레킷벤키저(옥시) 전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존 리 전 대표에게는 업무상 과실치사상 및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올 1월 검찰의 가습기 살균제 수사가 본격화한 이후 옥시의 외국인 임원 출신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처음이다.

한국계 미국인으로 현재 구글코리아 사장인 리 전 대표는 이미 구속 기소된 신현우(68) 전 대표가 물러난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옥시 대표를 맡았다. 문제가 된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 ‘옥시싹싹 뉴가습기 당번’이 가장 많이 팔려나간 시기다. 리 전 대표는 당시 가습기 살균제 부작용을 호소하는 민원을 접수하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제품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아이에게도 안전’ 등 허위 광고를 한 혐의도 있다.

리 전 대표는 지난달 23일과 이달 6일 두 차례 검찰 소환조사를 받았다. 그는 당시 “제품의 인체 유해성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은 각종 증거물과 관련자 진술을 토대로 그에게 과실책임이 있다고 결론내렸다. 리 전 대표 구속 여부는 16일 열리는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통해 결정된다.

독성 화학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 포함된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는 2000∼2011년 총 600여만개가 판매됐고, 사망자 73명을 포함해 181명의 피해자가 발생했다. 검찰은 지난달 말 신 전 대표와 옥시 전 연구소장 김모(55)씨, 전 선임연구원 최모(47)씨 등을 기소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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