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와의 만남-‘예수 닮는 사람’ 펴낸 이태근 목사] “요한복음의 가르침, 묵상집에 담았습니다”

입력 2016-06-15 17:33 수정 2016-06-16 09:32
이태근 여의도순복음분당교회 목사는 “한국교회가 설교는 많이 하지만 성도들에게 말씀을 가르치는데 취약했다”며 “논리적으로 설교하고 꾸준히 말씀을 가르칠 때 그것이 스며들어 성경적으로 행동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김보연 인턴기자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재)순복음선교회 접견실에서 만난 이 목사는 “예수님과 우리의 관계를 설명하고 생활 속에서 어떻게 예수님을 따라 살 수 있을지 현대인의 눈높이에 맞춰 풀어썼다”고 소개했다.

묵상집으로는 지난해 펴낸 성령에 대한 40일 묵상집 ‘열매 맺는 사람(넥서스CROSS)’에 이어 두 번째다. 이 목사는 “논리를 깊게 전개하려면 분량이 길어지는데 그러면 사람들이 안 읽는다고 주변에서 말리더라(웃음)”며 “미국 워렌 위어스비 목사가 ‘나는 포도나무다’ ‘나는 목자다’처럼 예수님이 자신을 설명한 메시지들을 묶어 쓴 책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귀띔했다. 강해설교의 대가로 이름난 위어스비 목사의 책 ‘오늘 나의 삶에 계시는 예수(디모데)’를 언급한 것이다.

그는 미국에서 목회를 시작한 후 30여년간 특별새벽기도를 말씀양육의 기회로 활용해 왔다. ‘하나님은 누구인가’부터 시작해 예수님과 성령, 구원론과 교회론까지 교인이라면 꼭 알아야 할 핵심내용을 커리큘럼처럼 정리해 가르쳤다. 덕분에 3년간 꾸준히 새벽에 나와 듣기만 해도 성경에 대한 기초 지식을 쌓을 수 있다.

이 책은 그 중 요한복음 부분을 핵심만 추려 다시 쓴 것이다. 특별히 염두에 둔 독자는 교회에 나와 성경 공부할 시간이 부족한 남성들이다.

“한국교회 교인 40%가 남성이에요. 성경공부도 하고 1대1 양육도 받으며 열심히 말씀을 배우는 여성들과 달리 남성들은 직장일 때문에 교회에 잘 나오지 못하고, 성경도 잘 몰라요. 그들이 집사, 안수집사, 장로가 돼 교회를 치리해야 하는데 성경을 모르니 세상적인 법과 상식으로 하죠. 그래서 오늘날 교회가 시끄러워진 겁니다.”

이 목사는 묵상집을 통해 성경을 읽고, 말씀대로 살아가는 힘을 얻기를 기대한다. 그는 “예수님의 음성을 듣고 그분을 닮기 위해 분투하는 모든 과정이 ‘영성’”이라며 “말씀을 깊이 묵상하지 않고는 음성을 들을 수 없다”고 했다.

무수한 양육프로그램과 제자훈련에도 불구하고 한국 크리스천 개개인의 영성은 왜 깊어지지 않는 것일까. “옛날엔 기도하고 은혜 받으면 변화됐어요. 지금은 온갖 학문과 정보와 재미가 넘치는 문화전쟁의 시대가 됐죠. 세상문화가 너무 강해요. 밤에는 별이 보이는데, 낮엔 해가 너무 강하니까 영성이 빛을 발하지 못해요. 영성이 10%, 세상이 90%이니 신앙이 성장할 수 없죠. 결국 꾸준히 말씀을 가르치고 배우는 수밖에요.”

책을 쓰며 늘 머리에 떠올렸던 건 선교사들이다. 출판사에 한국어 판권만 주고 외국어로는 누구든지 그의 책을 펴낼 수 있도록 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선교지를 다녀보니 성경을 제대로 가르치는 책이 부족해요. 중국만 해도 지하교회 교인이 1억명, 교역자가 100만명인데 정작 가르칠 책이 없대요. 그래서 선교사들이 영혼의 텍스트북처럼, 현지에서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책을 쓰게 됐죠.”

이 책은 ‘나는 세상의 빛이다’ ‘나는 선한 목자다’ ‘나는 부활이다’ 등 각각의 주제를 소주제로 나눠 소개하고, 스스로 세 가지 질문을 던진 뒤 답을 찾아보도록 구성했다. 쉽고 간결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제가 대학에서 가르칠 때처럼 ‘섭리적 의지’니 이런 개념을 썼을 때 과연 이해하겠어요? 예수님이 농부에겐 농부의 말로, 어부에겐 어부의 말로 눈높이에 맞춰 이야기하신 것처럼 쉽게 썼죠. 지적으로 아무리 멋있게 이야기해도 커뮤니케이션이 안 되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이 책은 중국어로 번역 중인데, 오는 9월 제주도를 찾는 중국 선교사 1000여명에게 전달될 계획이다. 미얀마 등 다른 언어로도 번역이 시작됐다.

이 목사는 이런 형태의 책을 꾸준히 펴낼 계획이다. “베스트셀러 만들려고 책 쓰는 건 아니에요. 설교집은 더더욱 낼 생각이 없어요. 직접 선교를 못가는 대신, 책으로 바울처럼 선교를 하고 싶어요. 바울을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사람들이 성경을 통해 복음을 만났잖아요. 남는 건 결국 책밖에 없습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