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저소득층 10代 생리대 걱정 덜어준다

입력 2016-06-14 21:41

저소득층 여학생들이 생리대를 살 돈이 없어 신발 깔창이나 수건, 휴지 등으로 대체하고 있다는 보도 이후 지방자치단체들의 지원과 대책이 잇따르고 있다.(국민일보 5월 30일자 1면 참조)

서울시는 14일 여성 필수품인 생리대를 돌봄 사각지대 청소녀(靑少女)들이 이용하는 시설에 비치하고 국민기초생활수급자 청소녀들에게는 거주지로 무료 배달한다고 밝혔다.

시가 만 10∼19세 저소득 청소녀들에게 생리대를 제공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우선 돌봄 사각지대 청소녀들이 자주 이용하는 소녀돌봄약국, 가출청소년쉼터 등 850곳 시설에 생리대를 비치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양호실 등 학교 내 생리대 비치는 교육청이 지원하지만 가출학생 등 학교 밖 청소녀들은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판단에서다.

또 국민기초생활수급자 청소녀 2만7279명이 낙인감 없이 생리대를 이용할 수 있도록 시 홈페이지와 우편을 통해 신청을 받아 거주지로 하반기 5개월분(1개월 2팩·1팩 18개)을 배송한다. 시가 청소녀건강센터, 자립학교를 통해 실제 의견을 청취한 결과 ‘다른 사람들 몰래 조용히 지원해 달라’ ‘편리하게 이용하게 해 달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특히 원하는 주소로 택배 배송을 원하는 청소녀들이 많았다고 한다. 희망자 신청은 6월 말부터 7월까지 받아 8월부터 거주지로 전달할 계획이다.

시는 생리대 지원에 예산 5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또 서울시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협력, 민간참여를 통해 생리대 지원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생리대 비치·배송 시에는 생리에 대한 기본정보와 생리대 사용법, 생식 건강정보, 생리를 당당하게 생각하는 인식 개선 내용을 담은 ‘건강수첩 및 리플릿’도 제작해 함께 배포한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취약계층을 찾아가 성·건강교육을 해줄 ‘소녀들의 주치의’를 연내 신설하고 서울시립청소년건강센터에서 ‘사춘기 클리닉’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아울러 건강 사각지대 발굴 및 지원을 위해 희망복지센터,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청소년시설 실무자 대상으로 ‘청소녀를 위한 건강실무교육’도 실시한다.

엄규숙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서울시는 이미 청소녀건강센터와 소녀돌봄약국을 운영하고 있지만 여전히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만큼 지원사업을 확대해 저소득층 청소녀들의 성·건강권 문제를 기본권 차원에서 통합적으로 접근하겠다”고 말했다.

성남시와 전주시도 저소득층 청소년 생리대 지원사업을 시작했고 대구시, 대전시, 인천 부평구, 화성시도 생리대 지원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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