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 실탄 251억 마련했다는데…

입력 2016-06-14 21:28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 정석기업 지분을 팔아 실탄을 확보했다. 일각에는 조 회장이 한진해운을 측면 지원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으나 그룹 측은 부인했다.

정석기업은 조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6.87%·8만4530주)을 주당 29만6966원씩 총 251억300만원에 인수했다고 14일 공시했다. 조 회장의 지분율은 27.21%에서 20.34%로 감소했다. 빌딩관리 전문업체인 정석기업은 지난해 4월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과 합병했다. 정석기업의 최대주주는 지분 48.27%를 보유한 한진칼이다. 이에 대해 한진그룹 관계자는 “조 회장의 지분매각은 한진칼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한 것으로 책임경영의 일환이며, 한진해운 지원 목적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사재출연을 위한 실탄 확보는 아니라는 의미다. 한진칼이 진행하는 증자액은 908억원 규모다. 한진해운의 상표권을 매입하면서 발생한 1100억원을 포함해 총 1300억원 상당의 단기차입금을 상환하기 위한 차원이다. 이를 두고 한진해운 지원과 연결짓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는 게 한진그룹의 설명이다.

최근 들어 정부와 채권단은 조 회장을 겨냥해 사재출연을 더욱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조 회장의 책임분담 없이는 한진해운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진그룹은 이미 한진해운에 1조원 이상을 지원한 만큼 추가지원은 어렵다며 버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을 살리려다 대한항공 등 다른 계열사까지 어려워질 수 있어 한진그룹이 지원에 난색을 표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성열 기자

[경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