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위로 제품 영역을 늘리고 있는 중국 전자업체 샤오미가 이번엔 은행사업에 뛰어든다. 텐센트와 알리바바 등 중국 IT 기업들이 연이어 전문은행을 설립·운영하는 가운데 국내 인터넷은행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그치고 있어 핀테크(FinTech)에서 중국에 뒤처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3일(현지시간) 중국 IT매체 테크웹은 샤오미가 민간은행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테크웹에 따르면 샤오미를 포함해 중국 최대 농업·식품기업인 신시왕 그룹 등이 협력해 중국 쓰촨성에 민간 은행 설립을 위한 허가 신청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쓰촨 지방 당 위원회와 중앙 정부 등이 심사 중이다. 기본 자본금은 30억 위안(약 5340억원) 규모로, 은행명은 최대 주주인 신시왕 그룹을 따서 ‘시왕은행’으로 명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샤오미 이전에도 중국 IT 업체들의 은행 설립은 꾸준히 이어져왔다. 지난해 1월 중국 인터넷 기업 텐센트가 설립한 ‘웨이중 은행’에 이어 지난해 6월에는 알리바바가 ‘마이뱅크’를 출범해 운영 중이다. 중국 최대 포털인 바이두도 지난해 11월 중신은행과 함께 민영은행 설립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지만 아직 당국의 허가는 받지 않은 상태다.
공통점은 모두 IT 기술에 바탕을 둔 은행이라는 점이다. 오프라인 점포를 통한 대면 영업이 아닌 온라인 방식이다. 인터넷 등으로 대출신청을 받고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용조사를 한 후 온라인 본인 확인을 거쳐 대출해주는 식이다. 대출 절차가 기존 은행보다 훨씬 간편하다. 이런 장점을 바탕으로 웨이중 은행의 신용대출 상품인 ‘웨이리다이’의 경우 지난 4월까지 누적 건수가 500만건을 넘었다. 알리바바의 마이뱅크도 출범 8개월 만에 460억 위안(8조원)에 달하는 대출 규모를 달성했다. 금융과 기술을 결합한 보다 편리한 모바일 결제, 송금, 자산 관리 등에 시장이 반응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국내 인터넷은행은 아직도 걸음마 단계다. KT와 우리은행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한 ‘K뱅크’는 올 3분기, 카카오와 KB국민은행 등이 참여한 ‘카카오뱅크’도 11월 개업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그러나 금산(金産) 분리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이 담긴 ‘은행법 개정안’이 19대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폐기되면서 사업자 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은행과 관련한 정부 차원의 보안·안전성 확보 대책이 아직까지도 명확히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며 “각종 사고를 미리 방지할 안전 대책을 우선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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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은행… 中 뛰는데 한국은 걸음마
입력 2016-06-14 18:22 수정 2016-06-14 18: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