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당 순자산 3억6152만원… 그나마 부동산 편중

입력 2016-06-14 18:18 수정 2016-06-14 22:01

한국의 가구당 순자산이 3억6152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순자산은 부동산 등 실물자산에 예금 등 금융자산을 더한 뒤 부채를 뺀 것이다. 주택의 시가총액은 국내총생산(GDP)의 2.3배를 차지해 미국(1.4배) 일본(1.8배) 캐나다(2.0배)보다 높았다. 선진국에 비해 가구당 자산은 적고 집값 부담은 더 높다. 삶이 만만치 않은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한국은행은 14일 통계청과 함께 국민 대차대조표 잠정치를 발표했다. 2015년 말 기준으로 가계(비영리단체 포함) 기준 가구당 순자산은 3억6152만원이다. 가계 전체 순자산인 717조원을 2015년 추계인구인 5061만명으로 나눈 뒤 평균 가구원 수인 2.55명을 곱해 나온 수치다. 2011년 3억1725만원과 견주면 5년 새 4427만원 늘었다.

미국 일본 유럽의 2014년 수치와 비교하면 한국의 가구당 순자산은 낮은 편이다. 구매력 평가 환율을 기준으로 환산할 경우 미국 61만 달러, 프랑스 48만 달러, 일본 46만 달러, 유럽연합 43만 달러인데 한국은 40만 달러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집값 부담은 더하다. 한국의 주택 시가총액은 3519조원으로 GDP의 2.3배다. 미국 일본 캐나다보다 GDP 대비 집값 비중이 높다. 2000∼2015년 주택가격 누적 상승률도 일본(-29%) 독일(32%) 스위스(70%) 미국(84%)보다 한국(93%)이 더 높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가구당 순자산 3억6000만원 가운데 부동산이 2억5000만∼2억6000만원 정도이고, 나머지 1억원 정도가 금융자산”이라며 “평균값인 만큼 서울 강남 등 심리적 주택가격이 높은 지역의 상황은 잘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국의 국부(國富)를 뜻하는 국민 순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1경2359조5000억원이다. 1년 전보다 5.7%(667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금융자산이 부채보다 많아 순금융자산 233조원을 기록했다. 2년 연속 플러스다. 자금 조달이 우선이던 산업화 시대에서 남는 돈으로 자산을 굴려야 생존하는 금융의 시대가 왔음을 의미한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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