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경에서 ‘가나안’은 젖과 꿀이 흐르는 축복의 땅이다. 성경 전체에서 가나안은 성도들이 누릴 축복의 세계를 뜻한다. 그러나 ‘가나안 성도’라는 표현이 생기면서 가나안이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행위를 정당화하거나 미화하는 용도로 잘못 쓰이고 있다.
소강석 용인 새에덴교회 목사는 최근 출시한 ‘안나가? 가나안!’(쿰란출판사)을 통해 ‘신앙의 왜곡과 일탈, 영혼의 사막화 현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광야를 배회하는 신앙의 유목민 같은 삶을 정리하고 교회로 돌아오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소 목사는 12일 새에덴교회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교회는 주님의 몸 된 공동체로서 택한 성도들에게 구원의 은혜와 풍성한 생명, 이 땅에서 살아가는 동안 은혜를 공급한다”면서 “따라서 교회를 바라보는 시각인 교회론이 왜곡됐다면 그 사람은 결코 행복한 신앙생활을 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가 이 책을 쓴 이유는 간단하다. ‘안나가 신자’에서 교회로 다시 돌아온 ‘가나안 신자’가 되도록 돕는 것이다. 총 12장에 걸쳐 복 있는 사람의 특징과 진정한 가나안 신자의 삶과 내면세계, 신자의 모델을 제시한다.
책은 시편 1편을 중심으로 ‘안나가 신자’와 ‘가나안 신자’의 삶을 명확히 대비시켜 설명한다. 안나가 신자는 광야의 싯딤나무로, 가나안 신자는 시냇가에 심긴 푸른 나무로 대별된다.
소 목사는 이 시대 ‘싯딤나무’의 뿌리가 네오맑시즘 사상에서 왔다고 봤다. 그는 “네오맑시즘은 무신론적 공산주의와 휴머니즘이 결합된 사상”이라며 “신앙 좋던 아이들이 성장해서 기성교회에 막연한 저항감·거부감을 갖게 된 것은 대학시절 배운 맑시즘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자본주의가 해결 못한 인간소외, 탈인격화, 개인화 등의 문제에 대해 휴머니즘적 요소를 강조하는 네오맑시즘은 평등, 나눔, 섬김, 관계, 정의를 외치며 대기업, 학교, 대형교회에 대한 막연한 악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 목사는 특히 “일부 젊은 교인들이 소모적인 안티 노릇을 하며 교회를 비방하고 있다”면서 “교회의 구조와 속성을 잘 아는 이들이 교회를 더 적극적으로 비판하고 공격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그는 ‘세상에서 완벽한 교회’를 찾는 ‘애굽성도’ ‘광야성도’에게 일침을 가했다. 소 목사는 “실존주의 영향을 받은 네오맑시즘은 자기 실존과 자유, 자기해석을 앞세우게 했다”면서 “이런 사상은 하나님이 왕 되시고 주님이 머리되시는 공동체를 떠나 ‘기독교에만 구원이 있느냐’며 타종교나 무신론자의 이야기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변형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의도적으로 교회에 등을 돌리고 광야를 배회하는 속칭 ‘가나안 신자’를 미화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소 목사는 “교회가 싫어 고의적으로 출석하지 않는 것은 어떤 변명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면서 “그들은 진짜 가나안 신자가 아니라 냉소적 신자, 냉담형 신자다. 이런 사람들에게 ‘가나안’이라는 아름다운 수사를 붙여 기독교 안티 문화를 확산시켜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진짜 가나안 신자는 교회에 와서 예배드리고 은혜 받고 교회에 봉사하는 시간이 많은 성도들을 말한다”면서 “그들에게 교회는 피난처와 안식처이자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라고 설명했다.
방황하는 성도들에게 던지는 그의 결론은 간단하다. “주님의 몸 된 교회에 뿌리를 박은, 소속감이 분명한 성도가 되십시오.”
용인=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소강석 목사 “진짜 가나안 성도는 교회 출석해 예배·봉사”
입력 2016-06-14 18:44 수정 2016-06-14 2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