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언론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비우호적인 언론에 연달아 취재에 응하길 거부한 데 이어 워싱턴포스트(WP)까지 포함시켰다.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는 13일(현지시간) 성명에서 WP를 상대로 더 이상 취재에 응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트럼프는 12일 올랜도 총기테러 뒤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를 언급하지 않는 걸 보면 다른 의도가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WP는 홈페이지에 ‘트럼프가 올랜도 총격사건에 오바마가 연관됐다고 암시하다’라는 제목을 달아 기사를 냈다.
트럼프는 WP가 조회수를 늘리려고 언론의 책무를 저버렸다고 비난했다. 또 소유주인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가할 과세와 소송을 피하려고 WP를 동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WP는 제목을 ‘트럼프가 오바마 대통령과 올랜도 사태를 연결짓는 듯한 태도를 보이다’로 바꾸고 즉각 반격에 나섰다. 마틴 배런 편집국장은 성명에서 “트럼프의 이번 결정은 원하는 기사를 내지 않으면 쫓아낸다는 의미”라며 “언론의 자유를 부인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는 이미 자신에게 비판적인 언론사 수십 곳을 취재금지시켰다. 폴리티코 기자 여러 명은 이미 트럼프를 취재할 수 없다. 지난해 7월 아이오와주 지역언론 디모인레지스터의 기사를 문제 삼아 취재를 금지했다. 뉴햄프셔유니언리더도 비판적 사설을 쓴 뒤 취재금지 대상에 포함됐고 허핑턴포스트, 버즈피드, 데일리비스트, 고커 소속 유명 언론인들도 취재를 금지당했다.
조효석 기자
[월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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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하면 취재 금지… 트럼프式 ‘언론과의 전쟁’
입력 2016-06-14 18:16 수정 2016-06-14 2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