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문화 실은 ‘행복버스’… 삶의 질 바꾼다

입력 2016-06-14 19:06 수정 2016-06-14 21:00
충북 영동군 상촌면 주민들이 14일 상촌보건지소를 방문한 ‘삼도봉 행복버스’에서 의료 상담을 받고 있다. 영동군 제공

경북 김천시·전북 무주군·충북 영동군 9개 면 지역 주민들은 민주지산(1242m)을 경계로 맞대고 살고 있다. 민주지산의 삼도봉(1176m)은 충북 영동군 상촌면 물한리, 전북 무주군 설천면 대불리, 경북 김천시 부항면 해인리의 경계에 있는 봉우리다. 3개 도가 만나는 곳이어서 각 도의 사투리와 풍속·습관 등을 모두 볼 수 있다.

생활권이 같은 산골마을에는 지난 5월부터 매주 의료·문화 행복버스가 공동으로 운행되고 있다. 행복버스는 의료시설 접근이 어려운 지역에서 맞춤식 검진과 상담, 처방, 진료를 제공해 주민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영동군은 14일 상촌보건지소에서 삼도봉 생활권 산골마을 의료·문화 행복버스 발대식을 갖고 본격적으로 보건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행복버스는 지난해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의 지역행복생활권 선도사업에 선정돼 올해부터 내년까지 국비 15억5000만원 등 19억3700만원이 지원된다.

김천시가 의료장비가 탑재된 이동진료 버스를 이용해 찾아가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무주군은 이동 영화관 차량 구입 운영, 영동군은 공동 비용인 8100만원을 부담한다. 김천시가 운영하는 의료버스가 이웃 마을까지 확대하는 방식이다. 올해는 삼도봉 마을에 90회 정도 의료 서비스가 제공된다.

차량에는 흉부 X-선 촬영기, 골밀도검사기, 심전도기, 혈액분석기 등이 설치돼 있다. 의료진은 내과전문의, 간호사, 임상병리사, 방사선사 등 9명으로 구성됐다. 진료는 매주 월요일 김천시, 화요일 영동군, 수요일 무주군에서 무료로 진행한다.

일반적인 검진 결과는 현장에서 바로 통보해주고 질병이나 질환이 의심되면 지역의료기관과 연계해 지속적인 건강관리가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국비 지원이 끊기는 2018년 이후에는 3개 시·군이 협의해 사업추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오는 10월에 영화 관람이 가능한 이동 영화관 차량도 운행될 예정이다. 대형 스크린이 설치된 이동 영화관이 운영되면 오지마을 주민들에게 문화체험 기회와 삼도봉 생활권 중심의 문화공동체 형성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영동군 관계자는 “행복버스는 삼도봉 생활권 주민들을 대상으로 지자체별로 이미 시행 중인 방문 의료서비스 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마련됐다”며 “3개 시·군이 힘을 모아 지역 주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영동=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