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음성인식 서비스 시리(Siri)를 전면에 내세워 관련 서비스 경쟁에 뛰어들었다.
애플은 13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연례개발자회의(WWDC)에서 시리 확대를 골자로 하는 운영체제(OS) 업그레이드를 발표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시리를 외부 개발자들에게 개방한 것이다. 앞으로 외부 개발자들이 자신의 서비스에 시리를 접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예를 들어 카카오톡이나 라인 같은 모바일 메신저에서 말로 메시지를 상대방에게 보낼 수 있다. 페이팔 같은 간편결제 서비스도 음성으로 이용할 수 있고 사진 검색, 교통편 예약 등도 시리를 활용할 수 있다. 애플의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앱인 카플레이에서도 시리 사용이 가능해진다.
애플은 애플TV에 탑재되는 tvOS에도 시리를 적용키로 했다. 앞으로 애플TV에서는 말을 하면 원하는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에디 큐 애플 수석부사장은 이날 키노트에서 시리로 애플TV를 작동하는 시연을 선보였다. “1980년대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한 코미디 영화를 보여줘”라고 하자 애플TV에 등록된 65만개의 영화와 TV프로그램 중 관련된 영상이 나타났다. 실시간 TV채널도 채널 이름을 말하면 바로 볼 수 있고, 유튜브도 시리로 검색하면 원하는 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애플은 애플TV에서 스마트홈 플랫폼인 홈키트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즉 시리를 통해 음성으로 “불 켜” “온도 21도로 맞춰”란 명령을 내려 스마트홈을 제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애플은 이날 맥용 운영체제의 명칭을 기존 OS X에서 맥OS(mac OS)로 변경하기로 했다. 맥OS에도 시리가 탑재된다.
애플이 다양한 OS로 시리를 확대하고, 외부 개발자에 시리 개발 도구 ‘시리킷’을 공개한 것은 그간 애플의 행보를 볼 때 이례적이다. 애플은 자사 서비스에 대해 폐쇄적인 정책을 취해왔다.
애플의 움직임은 최근 아마존, 구글 등이 인공지능(AI) 기반의 음성인식 서비스를 차세대 인터페이스로 밀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아마존 에코가 이미 400만대가량 판매됐고, 구글도 ‘홈’이라는 음성인식 서비스 무선 스피커를 하반기 출시할 계획이다.
음성인식 서비스는 사용량이 많을수록 정확도가 높아진다. 애플로서는 시리의 외연을 넓혀 많은 데이터를 확보함으로써 서비스를 고도화할 수 있는 셈이다. 애플은 “프라이버시 침해에 대한 우려 없이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선언했다.
애플은 다양한 기능을 추가한 iOS 10도 선보였다. 메시지 앱에서는 문자 외에 재미를 더하는 애니메이션, 이모티콘, 스티커 등 다양한 효과가 추가된다. 사진 앱에서는 얼굴, 사물, 장면 등을 자동으로 인식해 분류해주는 ‘메모리즈’ 기능이 새롭게 도입된다. iOS 10은 새로운 아이폰과 함께 가을에 공식 출시될 예정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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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 전면에 내세운 애플… 외부 개발자들에도 개방
입력 2016-06-15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