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부상 복귀전서 홈런포 쾅

입력 2016-06-14 21:13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개막 나흘 만에 오른쪽 종아리 부상, 그리고 43일의 재활. 복귀전에서 왼쪽 햄스트링 또 부상. 다시 24일의 재활. 그렇게 먼 길을 돌아 다시 밟은 타석에서 외야 담장을 훌쩍 넘겼다. 추신수(34·텍사스 레인저스·사진)가 긴 침묵을 깬 올 시즌 1호 홈런을 때렸다.

추신수는 1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오코콜리시엄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메이저리그 원정경기에서 1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전, 두 번째 타석인 4회 1사 때 솔로 아치를 그렸다. 오클랜드 선발투수 션 머나야가 8구째로 뿌린 시속 143㎞짜리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는 131m. 힘 있게 쭉 뻗은 타구는 외야 관중석 2층까지 날아갔다.

추신수는 개막이후 2개월을 조금 넘긴 지금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치료와 재활로 보냈다. 16타수 3안타 1타점 1도루 타율 0.188의 초라한 성적이 앞서 출전한 6경기에서 남긴 기록의 전부였다. 하루 전까지 부상자명단(DL)에 있었다.

100%의 몸 상태를 회복한 추신수의 홈런은 메이저리그 재활 프로그램과 부상자 관리 체계가 있어서 가능했다. 메이저리그는 선수를 DL에 올리면 곧바로 3단계의 재활 프로그램에 돌입한다. 1단계 담당자는 의사로, 부상자 상태를 검진하고 치료한다. 구단마다 전문 의료진이 있어 큰 수술이 아니면 자체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치료를 마친 부상자는 전문 물리치료사가 담당하는 2단계 회복에 들어간다. 일상생활이 가능한 수준으로 몸 상태를 끌어올리면 컨디셔닝 코치와 함께 3단계를 진행한다.

3명의 재활 전문가들이 부상자 1명의 복귀를 돕는다. 이들은 재활기간과 복귀시기를 결정한다. 단장이나 감독은 이들과 논의할 수 있지만 복귀시기를 앞당기도록 결정하거나 재촉할 수 없다. 100%의 몸 상태로 회복해 복귀시킨다는 게 이 프로그램의 핵심 명제다. 몸 상태의 70∼80% 수준이면 대충 복귀시키는 우리 프로야구와는 천양지차(天壤之差)다.

한국 야구대표팀 훈련을 맡았던 김병곤 스포사피트니스 대표 트레이너는 “메이저리그에선 부상자가 팀을 위해 헌신한 ‘전쟁영웅’처럼 대우를 받지만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권에선 눈칫밥을 먹는 경우가 많다”며 “100%의 몸 상태를 만들지 못하고 복귀해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강정호(29·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왼쪽 정강이뼈 골절상을 입고 233일 만의 복귀전에서 때린 연타석 홈런, 류현진(29·LA 다저스)이 왼쪽 어깨를 수술하고 1년 넘게 회복하면서도 사소한 이상을 발견할 때마다 복귀 시기를 미루는 것 모두가 메이저리그의 부상자 관리 시스템에 의한 것이다.

추신수는 복귀전 홈런으로 재기의 신호탄을 쐈지만 텍사스는 웃지 못했다. 텍사스는 오틀랜드에 장단 17안타를 얻어맞고 5대 14로 완패했다. 추신수는 4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1볼넷을 기록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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