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제일기획을 프랑스 광고회사 퍼블리시스에 팔지 않기로 한 데 이어 제일기획 매각 방침 자체를 철회했다.
제일기획은 자율공시를 통해 “글로벌 에이전시들과의 다각적 협력방안 논의는 구체적 결론 없이 결렬됐다”고 14일 밝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도 13일(현지시간) 퍼블리시스 측의 말을 인용해 이들이 이번 협상을 종료했음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제일기획 측은 “현재 당사 주요 주주는 다각적 협력 및 성장방안과 관련해 제삼자와 특별히 진행하는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따라서 제일기획은 새로운 인수자를 찾는 대신 당분간 삼성그룹에 남게 될 전망이다.
세계 3위 광고업체인 퍼블리시스는 아시아 시장을 확장하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제일기획 인수를 추진했다. 제일기획 지분은 삼성물산 12.64%, 삼성전자 12.60% 등 삼성 계열사들이 28.44%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그룹 비주력 계열사 매각 방침에 따라 지난해 말부터 제일기획 매각 문제가 논의돼 왔으며 올해 초 외신에 보도되면서 시장에 알려졌다.
매각협상 걸림돌로는 인수 조건과 삼성그룹에서 제일기획으로 이관된 스포츠 사업 등이 거론되고 있다. 제일기획은 삼성 라이온즈(프로야구), 삼성 블루윙즈(프로축구) 등 프로 스포츠 구단을 운영하고 있는데, 퍼블리시스 입장에선 스포츠단 인수가 불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퍼블리시스 측이 상당 기간 삼성전자 광고 물량을 보전해 줄 것을 요구해 삼성 측이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입장에선 광고 시장이 급변하는데 광고 보전 기간을 길게 주는 것이 부담스러웠다는 것이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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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제일기획 안 판다
입력 2016-06-14 18: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