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전기자동차를 가장 많이 판매하는 기업. 미국의 테슬라나 일본의 닛산이 아니다. 한국에서는 이름도 아직 낯선 중국업체 비야디(BYD) 얘기다.
비야디는 지난해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1위 전기차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비야디의 2015년 전기차 판매량은 6만1722대였다. 전년 대비 208% 증가한 물량으로 중국 내 30%, 글로벌 11%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했다. 2014년만 해도 7위에 그쳤던 판매 순위가 1년만에 수직상승했다.
‘당신의 꿈을 만든다(Buid Your Dreams)’는 의미의 비야디는 1995년 배터리 제조사로 출발해 2003년 중국 국영 자동차 업체를 인수하면서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었다. 2008년부터는 하이브리드를 양산해 판매했다. 이 때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지분 10%를 사들이면서 비야디는 본격적으로 업계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이어 2011년 자사 최초의 순수전기차 e6 판매에 들어갔다.
후발주자인 비야디가 앞서 나가던 글로벌 전기차 업체들을 제칠수 있었던 배경에는 막대한 정부지원이 깔려 있다. 중국은 국가적 차원에서 전기차 생태계를 육성하고 있다. 우선 중국에서 전기차를 구매할 때 보조금은 차량 가격의 40% 이상으로 세계 평균인 10∼15%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또 2020년까지 신에너지차량 기술개발 및 산업화 연구에 500억 위안(약 9조원), 전기차 시범지역 확대에 300억 위안, 시범도시 전기차 인프라 건설에 50억 위안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에 맞춰 급격하게 성장하는 중국의 내수시장이 비야디의 발판이 되고 있다. 지난해 중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순수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판매를 합쳐 20만7380대로 미국을 넘어 세계 1위를 기록했다. 누적 판매량도 올해 중국이 글로벌 1위에 등극할 전망이다.
비야디 자체도 경쟁력이 높은 기업이라는 평가다. 배터리 기반 업체다보니 전기차 생산과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비야디는 중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세계 최대의 리튬인산철 배터리 공장도 설립할 예정이다. 아울러 베이징을 비롯해 9개 지역에 생산기지를 세운 비야디는 차 디자인·모듈 개발에서도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340% 증가한 800억 위안, 당기순익은 전년 대비 551% 증가한 28억 위안이었다.
비야디는 한국 시장 진출도 추진 중이다. 기어 및 동력전달장치를 제조하는 국내업체 썬코어와 손 잡고 전기버스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2년 내 최소 1000대의 전기버스를 도입해 서울, 경기, 부산에서 운송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비야디의 K9 버스는 1회 충전시 주행거리가 300㎞ 이상이 나온다. 미국의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영국의 런던, 네델란드의 암스테르담 등 세계 29개국 101개 도시에서 운행 중인 모델이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테슬라 제친 中비야디 넌 누구냐… 전기차 글로벌 톱? 비야디 “나야, 나”
입력 2016-06-14 1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