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디토 페스티벌’ 참여 피아니스트 한지호 “콩쿠르 입상 직후 한국 관객들 만날 수 있어 기뻐”

입력 2016-06-14 19:26
피아니스트 한지호가 13일 서울 성동구 언더스탠드에비뉴에서 최근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4위 입상과 첫 디토 페스티벌 참가에 대한 소감을 밝히고 있다. 그는 17일 LG아트센터에서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와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크레디아 제공

‘한국 클래식계의 젊은 아이콘’ 앙상블 디토가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비올리스트 용재 오닐을 중심으로 실내악의 저변을 넓혀 온 디토 앙상블은 매년 다른 테마와 레퍼토리, 새로운 아티스트들의 참여로 화제를 낳았다.

7월 3일까지 열리는 올해 페스티벌의 뉴페이스 가운데 피아니스트 한지호(24)가 눈길을 끈다. 그는 지난 5월 권위 있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4위에 입상했다. 2003년 3위에 올랐지만 수상을 거부한 임동혁을 제외하면 1991년 백혜선과 함께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특히 2010년 18세에 처음 도전했다가 1라운드에서 탈락한 뒤 6년만의 재도전에서 입상한 것도 화제다.

13일 앙상블 디토 10주년 기념 특별전시회 ‘디베르티멘토(DIVERTIMENTO)’가 열리고 있는 서울 성동구 언더스탠드에비뉴에서 만난 그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입상한 직후에 한국 관객들과 만날 수 있어서 기쁘다. 또 젊은 클래식 연주자들의 잔치 같은 디토 페스티벌에 처음 참가하게 된 것도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17일 LG아트센터에서 열리는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의 리사이틀 ‘베토벤 여행(Beethoven Journey)’에 협연자로 나서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2번, 5번, 9번을 연주할 예정이다.

그는 “평소 좋아하는 지아 누나와 정식 무대에선 처음 호흡을 맞춘다. 레퍼토리에 대해 서로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연습하는 과정이 즐거웠다”면서 “베토벤은 연주자들에게 평생 탐구 대상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좀더 친숙하게 느끼는 편이다. 아마 독일에서 오랫동안 공부한 데다 내가 배운 아르눌프 폰 아르님, 아리에 바르디 선생님이 워낙 베토벤과 슈베르트 등 독일 레퍼토리를 중시한 덕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예고 재학 중 독일로 유학을 떠난 그는 폴크방 국립음대를 거쳐 현재 하노버 국립음대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그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 두 번 나간 것이 화제가 된 것 같다. 솔직히 6년 전은 워낙 어렸을 때라 잘 기억도 안 난다”면서 “다만 그동안 경험을 쌓으면서 이제는 무대에서 좀더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웃었다.

실제로 그는 2011년 독일 슈베르트 국제 콩쿠르 2위, 2014년 서울 국제 음악 콩쿠르 1위, 미국 지나바카우어 국제 음악 콩쿠르 2위, 뮌헨 ARD 콩쿠르 피아노 부문 1위 없는 2위 및 청중상을 수상하는 등 가파르게 성장해 왔다.

그는 “앞으로 콩쿠르 출전보다는 연주회를 통해 관객과 만나는 기회를 좀더 많이 가지고 싶다. 아무래도 콩쿠르는 기량을 평가하기 위해 다소 전형적인 레퍼토리를 연주해야 하는데, 이제는 내가 창의력을 발휘해 프로그램을 짜고 싶다”면서 “리스트와 라흐마니노프의 소나타 같은 감정을 깊이 끌어내는 작품을 좋아하지만 지금은 젊은 만큼 다양한 레퍼토리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