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기획사 지원 없이도 우뚝 선 이들

입력 2016-06-14 19:26
여성 솔로 가수가 살아남기 어려운 음악계에서 실력으로 인정받고 있는 여가수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선우정아, 루시아, 김사월, 수란, 미우. 각 가수별 인스타그램·페이스북

대형 기획사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다고 해도 살아남기 힘든 게 ‘여성 솔로 가수’다. 하지만 ‘인디신(indi-scene)’에서 두각을 드러내면서 음악성과 실력을 인정받은 이들이 있다. 선우정아, 루시아, 김사월, 미우, 수란 등은 마니아들은 물론 다른 뮤지션들에게도 인기다. 대중에겐 낯설지만 음악하는 사람들에게는 핫한 이들이다.

싱어송라이터 선우정아는 최근 아이돌 출신 남성 가수들과의 콜라보레이션으로 화제를 모았다. 김준수의 신곡 ‘이즈 유’가 선우정아의 자작곡이다. 올초 발표한 정용화의 프로젝트 ‘교감’에도 참여했다. ‘입김(HELLO)’의 노랫말을 썼고, 정용화와 함께 노래했다.

인기 가수들과의 콜라보로 대중의 관심까지 생겼지만, 선우정아는 음악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실력파 뮤지션으로 이미 유명했다. 재즈피아니스트 염신혜와 함께 ‘리아노 품(Riano Poom)’이라는 프로젝트 활동을 하면서 앨범을 내고 공연을 해왔다. 2006년 데뷔한 선우정아는 피아노와 보컬만으로 색깔 있는 노래를 만들어내며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2014년엔 한국대중음악상 종합 분야 올해의 음악인상을 받기도 했다.

루시아(본명 심규선)는 밴드 아스코의 보컬로 2005년 대학가요제 금상을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음악 활동을 해왔다. 에피톤 프로젝트의 보컬로도 참여하면서 서서히 이름을 알렸고, 2012년부터 솔로 활동을 해 오고 있다.

루시아는 지난달 과감한 시도를 해 눈길을 끌었다. 라이브 앨범 ‘부드러운 힘’을 발표한 것이다. 지난 1월 열린 단독 콘서트 실황을 고스란히 담은 앨범이다.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재녹음을 전혀 하지 않았다. 요즘처럼 음반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 두터운 팬덤이 없는 여성 솔로 가수의 라이브 앨범은 발매 자체만으로도 신선했다.

루시아는 “라이브 앨범은 팬들에게 특별한 선물이 될 것 같아 준비하게 됐다. 앞으로도 꾸준히 라이브 앨범을 선보일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사월은 보기 드문 여성 포크 싱어송라이터다. 2012년부터 음악 활동을 해오다 2014년 김사월X김해원 1집 ‘비밀’로 데뷔했다.

이 앨범으로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신인상을 받았다. 지난해 발표한 첫 솔로 앨범 ‘수잔’으로는 올해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포크 음반상을 수상하는 등 평단의 지지를 받고 있다. 각종 음악 페스티벌 무대에 서며 자신의 존재를 서서히 알리고 있다.

미우와 수란은 힙합 뮤지션들과의 협업으로 최근 꽤 이름을 알리고 있다. 수란은 다이나믹 듀오, 프라이머리, 얀키, 빈지노 등과의 콜라보로 목소리를 알려오다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솔로 활동에 나섰다. 지난 10일 발표한 ‘땡땡땡’은 마마무의 화사가 피처링으로 참여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우는 힙합 듀오 리쌍의 음악 작업에 함께하고 있다. 한 인디 뮤지션은 “리쌍과 함께 작업했던 정인과 알리처럼 미우는 지금 가장 주목받는 여성 보컬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