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여성 유권자가 난민 위기 뒤 거세진 극우 광풍에 맞서 방파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유럽에서 실시된 각종 투표결과를 종합한 결과 여성 유권자가 남성 유권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극우정당 지지를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1일(현지시간) 전했다.
이 현상은 지난달 22일 오스트리아 대선에서 가장 극적으로 드러났다. 남성 유권자의 60%가량이 극우 성향인 자유당 노르베르트 호퍼 후보에게 투표한 반면 여성 유권자는 비슷한 비율이 온건좌파 성향인 녹색당 알렉산더 판데어벨렌 후보를 택했다.
유럽 최초 극우 대통령 집권 가능성 탓에 주목받은 이 선거에서 판데어벨렌은 여성표 덕에 호퍼를 0.6% 포인트 차이로 간신히 눌렀다. 여성 유권자가 극우정당 집권을 막은 셈이다.
학계는 1980∼1990년대를 거치면서 보수적이던 여성의 정치 성향이 변했다고 말한다. 오스트리아, 아일랜드, 스위스, 스칸디나비아반도에서 여성 유권자의 ‘좌향좌’가 두드러졌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확대되고 종교적 성향이 약해진 게 큰 이유다.
우파 정당 지지율이 높은 국가에서도 여성은 극우를 택하지 않는다. 여론조사기관 이포소스모리가 최근 발표한 독일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여성의 35%가 중도우파 성향의 집권 기민당을 지지했다. 남성 31%보다 높다. 반면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을 지지하는 여성은 12%로 남성 16%보다 낮았다.
이코노미스트는 “진보성향 여성 역시 나이를 먹으며 보수화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한동안 유럽에서 여성이 극우화를 막을 가장 강력한 방패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월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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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대선 극우 바람, 여성 유권자가 막았다
입력 2016-06-13 18:09 수정 2016-06-13 1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