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을 수 있는 ‘폴더블 스마트폰’ 내년에 나올까

입력 2016-06-14 04:00
삼성전자가 USPTO에 제출한 벤더블 스마트폰 관련 특허. 스마트폰을 반으로 접을 수 있고, 특수 단자를 통해 접은 상태에서 충전도 가능하다. 오른쪽은 레노버가 공개한 폴더블 태블릿PC 시제품. 패턴틀리 모바일, 레노버

접었다 펼 수 있는 ‘폴더블’ 스마트폰이 빠르면 내년쯤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사양 경쟁보다는 디자인 등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는 업체들은 폴더블 스마트폰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레고리 리 삼성전자 북미법인 사장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한 모바일 콘퍼런스에서 “폴더블 스마트폰을 선보이는 게 임박했다(right around the corner)”고 말했다고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블룸버그 통신은 삼성전자가 내년에 폴더블 스마트폰 2종류를 출시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리 사장은 “삼성전자는 벤더블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시제품을 이미 10년 전부터 가지고 있었다”면서 “하지만 적절한 생산가격을 맞추는 게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특허청(USPTO)에 벤더블 스마트폰 관련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이 특허는 스마트폰을 상하 절반을 접어서 보관할 수 있고, 접은 부분에 특수 단자를 설치해 충전이 가능하다는 걸 나타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몇 년 전부터 폴더블 스마트폰을 개발 중이었다. 삼성전자는 2013년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자유롭게 휘어지는 디스플레이 ‘윰’을 공개했다. 이후 화면이 곡면인 갤럭시 라운드와 가장자리가 휘어있는 갤럭시S7 엣지 등을 선보이며 평면뿐이었던 스마트폰 화면에 새로운 시도를 더했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내년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삼성전자가 벤더블 스마트폰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구체적인 일정은 알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중국 레노버도 경쟁에 뛰어들었다. 레노버는 신제품 공개 행사인 테크월드 2016에서 씨플러스(Cplus)라고 명명된 벤더블 스마트폰 시제품을 공개했다. 평소에는 일반 스마트폰 같은 형태인데 구부려서 손목시계처럼 착용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레노버는 반으로 접을 수 있는 태블릿PC 폴리오(Folio)도 공개했다. 레노버는 두 제품을 언제 출시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벤더블 스마트폰이 기술적으로 가능하긴 하지만 실제로 양산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아직 기술적으로 해결되지 않은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한 디스플레이 업체 관계자는 “접을 경우 디스플레이의 내구성, 터치 오작동 등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면서 “현재 디스플레이 겉면을 유리로 하고 있는데, 이 정도 강도를 지니면서 휘게 할 수 있는 소재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 외에 배터리, 내부회로 등도 접었다 펼 때 문제없이 작동돼야 한다는 것도 숙제다.

무엇보다 소비자 관점에서 만족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 수 있어야 본격적인 벤더블 스마트폰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 곡면 디스플레이로 눈길을 끌었던 갤럭시 라운드나 G플렉스는 기술과시형 제품에 그쳐 시장에서 사라졌다”면서 “접을 수 있는 스마트폰이 어떤 장점이 있는지 소비자를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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