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프로야구에선 한화 이글스 열풍이 거세지만, 한화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낸 팀이 있다. 6월에 단 한 경기도 지지 않고, 무려 10연승을 구가하고 있다. 바로 ‘공룡군단’ NC 다이노스다. 김경문 감독의 ‘화수분 야구 시즌2’가 만개하며 NC는 이 기세를 몰아 창단 첫 정규리그 1위를 꿈꾼다.
NC는 지난 주 중상위권 팀인 넥센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와의 6연전을 싹쓸이하며 팀 최다 연승 기록을 10으로 늘렸다. 지난 1일 두산 베어스전부터 12일 SK전까지 6월 들어 치른 10경기 모두를 승리로 장식했다. 2010년 이후 팀 최다 연승 기록인 2014년 삼성 라이온즈의 11연승에 단 1승만을 남겨뒀다.
NC는 이 기간 3할(0.298)에 가까운 팀타율에 홈런 19개, 2루타 21개로 장타력이 폭발했다. 타선은 경기당 8점씩 뽑아냈다. 투수력도 평균자책점 3.60으로 좋았다. 경기당 실점은 3.8점에 불과했다. 이로써 NC는 3위 넥센과의 승차를 7경기 반까지 벌렸다. 선두 두산과의 승차는 4경기로 좁히며 본격적인 선두 추격에 나섰다.
NC가 이렇게 급성장을 보인 근원은 젊은 선수들이 완전히 성숙했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 김 감독의 ‘화수분 야구’가 있다. 김 감독은 두산 사령탑 시절 끊임없이 선수들을 발굴해 좋은 성적을 거뒀다. 신고선수 출신인 김현수와 이종욱 손시헌 고영민 등이 김 감독의 작품이다.
2011년 NC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후에는 ‘화수분 야구 시즌2’가 시작됐다. 대표적인 선수가 외야수 김성욱과 투수 정수민이다. 이달 초까지 주로 백업 역할을 맡았던 김성욱은 지난 3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본격적으로 선발출전 기회를 잡았다. 그런데 타율 0.353(34타수 12안타), 3홈런 9타점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특히 13일 SK전에서 6-7로 따라가던 8회초 역전 3점포를 쏘아 올리며 팀의 10연승을 견인했다.
팀의 제1 선발 에릭 해커의 대체 투수로 로테이션에 합류한 정수민도 팀의 연승 질주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달 19일 넥센전부터 본격적으로 선발을 맡은 정수민은 지난 1일 두산전에서 5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10연승의 첫 테이프를 끊었다. 10연승 기간 중 세 번 나와 2승 평균자책점 2.51로 빼어난 피칭을 선보였다.
김 감독은 뚝심으로 대표되는 기다림과 동기부여로 화수분 야구를 일구고 있다. 신인을 1군으로 끌어올리기까지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지만 일단 엔트리에 넣으면 끊임없이 기회를 주고 믿음을 보낸다. 김 감독은 “선수가 스스로 위기를 막으면서 성장하는 것이다. 코치가 지도하지만 선수는 자기만의 노하우를 쌓아 나가면서 크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김 감독은 스프링캠프 때 다른 구단과 달리 1군과 2군 선수를 모두 데려간다. 바로 어린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위해서다. 그는 “2군 선수들이 1군에서 주전선수들과 훈련을 해봐야 1군에 오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라고 했다.
NC는 이제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그럼에도 김 감독은 특유의 뚝심으로 순리대로 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열심히 하는 선수에게 기회를 주는 것은 감독의 몫”이라며 “매 경기 하던대로 하면 지금과 같은 연승도 찾아온다. 순리대로 시즌을 운영할 뿐”이라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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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6-13 19:48